중국 광둥(廣東)성 제조업단지인 동관(東莞)은 세계 컴퓨터 부품의 60∼70%를 생산하는 '컴퓨터 부품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곳이다.


FDD 등 컴퓨터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기 동관법인을 찾았다.


정문에 들어서니 공장 10여동이 눈에 들어왔다.


"건물 짓는데 돈이 많이 들었겠다"라고 묻자 "한푼도 들지 않았다"라는 회사 관계자의 대답이 돌아왔다.


동관시 정부가 공짜로 지어준 것이란다.


지금은 매달 임대료만 내고 있다.


임대료도 서울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싸다.


회사 부지 역시 동관시 정부가 공짜로 빌려줬다고 한다.


삼성전기는 지난 92년 사업을 시작했고,96년 누적 흑자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세금우대조치에 따라 흑자 실현 후 3년간 법인세를 내지 않았다.


2000,2001년에는 반세(半稅)혜택을 받아 정상 법인세의 절반인 7.5%만 냈다.


동관시는 올해 이 회사에 또 다른 우대조치를 줬다.


수출기업이란 이유로 현행 15%인 법인세를 10%로 내려 주었다.


공장에 들어서니 조립라인에서 일하고 있는 여직원들이 눈에 가득 들어온다.


쓰촨(四川)성 출신이라는 한 직원에게 "힘들지 않느냐"고 물으니 "일하는데 무엇이 힘드냐"고 답했다.


여직원 평균 월급은 우리 돈으로 약 15만원.사회보장비 등을 모두 합해도 25만원이 채 안된다.


대부분 외지 출신인 그들은 기숙사와 공장밖에 모른다.


직원들의 근무집중도가 높아 불량률이 서울보다 오히려 낮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기는 동관 시정부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다.


시장이 직접 나서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기도 한다.


이 회사 성영석 법인장은 중국이 아낌없는 지원을 하는 이유를 '기술'에서 찾는다.


"기술이 없다면 각종 우대조치는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세계적인 기술이 있기에 그들의 저비용생산 환경을 활용할 수 있고,중국 정부의 지원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 기업이 중국이 따라올 수 없는 기술을 갖고 있는 동안에만 그들에게 인사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관(東莞)=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