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이틀째 하락, 1,180원대에서 7월장의 막을 내렸다. 전날에 이어 최근 급등에 따른 조정세가 연장됐다. 월말 분위기가 하루 내내 지배했다. 공급우위에 의한 물량 부담과 함께, 앞선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이나 SK텔레콤의 지분매각 대금 유입설도 하락 심리를 부추겼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밤 재차 120엔대로 올라섰던 상승 무드를 지키지 못하고 매물 압박으로 119엔대로 내려섰다. 개장초 달러/원의 상승을 자극하기도 했으나 시장은 수급논리에 우선했다. 원화와 엔화의 연결고리가 느슨해진 탓에 원/엔 환율은 100엔당 990원대 초반까지 내렸다. 7월의 마지막 날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5.10원 내린 1,189.10원에 마감, 6월말에 비해 13.30원이 내렸다. 원화가치가 달러화에 대해 1.11% 올랐다. 장중 고점은 1,194.90원, 저점은 1,187.10원을 기록했다. 하루 환율변동폭은 7.80원으로 앞선 사흘동안 장중 이동거리가 10원 이상이었던 데 반해 변동성이 약간 위축됐다. ◆ 1,180원대 주무대 = 달러/엔의 동향에 여전히 촉각을 세우고 있으나 물량 부담이 상존, 반등력은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큰 폭의 하락을 주도할 만 한 여건도 조성되지 않아 차츰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제한된 박스권 내로 갇힐 것이란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또 8월부터 거래단위가 커지고 자금결제일이 단일화되는 등 제도가 바뀜에 따라 조심스레 탐색전을 거치며 '적응 기간'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업체 네고는 많지 않았으나 SKT의 물량이 계속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며 "달러/엔도 120엔대에 안착하지 못하자 역외세력도 보유물량을 덜어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단 지난 1,164원선에서 단기 바닥을 본 것 같고 레인지 장세로 접어드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이월 물량이 관건이나 아래쪽으로는 1,183원까지 바라보고 달러/엔이 튀어도 물량이 나와 1,192∼1,193원에서 막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딜러들도 공급우위를 예상하고 거래를 했으나 네고물량은 평소 월말에 비해 적어 하락속도가 완만했다"며 "SKT물량은 시장에서 도는 얘기만큼 많지 않은 것 같고 달러/엔이 방향을 찾을 때까지 레인지 거래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밤새 달러/엔의 큰 폭 하락은 기대하기 어렵고 내일은 1,185∼1,192원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내일부터 거래단위가 바뀌어 소액거래가 불편한 측면이 있어 거래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으나 큰 영향은 없을 것 같고 변동성이 커지면 더 조심하는 장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달러/엔 119엔대 반락 = 미국 달러화가 '시계제로' 상태에 돌입했다. 미국 증시의 바닥권 논란과 함께 경제지표 역시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날 달러화는 밤새 뉴욕장 흐름에서 방향을 바꿔 엔화에 대해 약세, 유로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엔은 전날 뉴욕에서 상승세를 타며 120.19엔을 기록한 뒤 이날 도쿄 개장초 120.41엔까지 상승한 뒤 반락, 119엔대로 내려앉았다. 달러/엔은 오후장에서 낙폭을 추가 확대, 장중 119.36엔까지 내려섰다가 재반등, 오후 4시 55분 현재 119.83엔을 기록중이다. 미국 소비자신뢰지수의 악화에 따른 우려와 120엔대 일본 수출업자들의 매물이 달러/엔을 압박한 반면 미 증시 바닥권 기대감이 엇갈렸다. 엔/원 환율은 원화 강세의 정도가 엔화보다 강해 100엔당 991원선으로 내려섰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163억원의 매도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15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전날 11일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던 흐름에서 다시 방향을 틀었으나 매도규모가 크지 않아 시장 심리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전날보다 1.10원 높은 1,194.20원에 7월의 마지막 날을 시작, 이내 고점인 1,194.90원까지 올랐다가 9시 35분경 1,192.50원까지 반락했다. 이후 환율은 1,192∼1,193원을 오가는 혼조세를 펼치다가 물량부담과 달러/엔 반락으로 서서히 몸을 낮춰 11시 37분경 1,190.30원까지 내린 뒤 소폭 반등, 1,191.10원에 오전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높은 1,191.2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1,191.40원을 기록한 뒤 하향하며 한동안 1,190원을 놓고 공방전을 펼쳤다. 이후 달러/엔의 하락과 역외매도로 달러/원은 더디게 하락, 3시 54분경 저점인 1,187.10원까지 낙폭을 넓혔다. 그러나 달러/엔이 소폭 반등하면서 달러/원도 1,188원선으로 되올라 마감까지 거닐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1억8,09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2억7,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억1,000만달러, 1억5,500만달러가 거래됐다. 8월 1일 기준환율은 1,190.5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