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초강세와 일본의 전멸,한국은 체면치레.' 지난 29일 한국기원에서 막을 내린 제7회 삼성화재배 통합예선 참가국별 성적표다. 16장의 본선행 티킷의 주인공을 가리기 위해 치러진 이번 예선에서 36명을 출전시킨 중국은 10명의 기사를 본선에 진출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1백73명의 대부대를 내보낸 한국은 6명만 본선에 올렸다. 그러나 72명의 기사를 내보낸 일본은 단 1명의 기사도 본선무대에 진출시키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삼성화재배는 항공료와 숙박비를 참가자 본인이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본선진출에 실패한 일본선수단은 본전도 챙기지 못한 채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반면 중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국내 랭킹 40위권 이내의 기사들 위주로 출전선수를 뽑을 정도로 철저한 준비를 해 대성공을 거뒀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일본바둑의 몰락은 세대교체의 실패에 따른 것으로 어느 정도는 예견된 일"이라면서도 "세계바둑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선 일본의 분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은 한국의 박진솔 초단(16). 올해 5월 입단한 박 초단은 예선결승에서 일본의 이마무라 9단을 누르고 입단한지 불과 79일만에 세계대회 본선에 진출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는 역대 최단 기록으로 지난 3월 LG배에서 윤준상 초단이 세웠던 입단후 1백5일 기록을 경신했다. 박 초단과 함께 최원용(18)도 초단 돌풍에 한몫했다. 최 초단은 예선준결승에서 '이창호 킬러'로 이름높은 중국의 저우허양 9단을 꺾은 데 이어 결승에서도 최근 '잘나가는' 이영구 초단마저 잠재우고 본선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신예강호 목진석 6단은 1회전에서 노장 백흥수 5단에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탈락,이변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 고근태 아마 6단은 김덕규 7단과 백대현 4단 등 2명의 프로를 연파하고 준결승까지 진출했지만 서봉수 9단의 벽에 가로막혀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삼성화재배 본선은 이번에 예선을 통과한 16명과 시드를 확보한 16명 등 모두 32명이 토너먼트로 맞붙게 된다. 32강전 본선은 오는 28일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막을 올린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