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아파트를 여러채씩 사들이는 이른바 부동산 투자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부동산 투기하면 흔히 '복부인'을 떠올리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투자에 나서고 있다. 강남지역 아파트의 가수요층이 다양한 계층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게 부동산중개업계의 분석이다. 1일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 투자자들의 직업은 의사 회사원 외국계금융회사종사자 공무원 교사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이들은 직장 생활을 성실히 하면서도 짬을 내 적극적으로 부동산 투자에 나서고 있다. 대치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복부인들이 주투자자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말했다. 이들 투자자의 학력 수준도 높다.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들도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경제지식도 해박하다. 국내 경기는 물론 해외 경제상황도 한눈에 꿰뚫고 있다. 개포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중개업자보다 훨씬 많은 정보와 지식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이유때문에 주먹구구식 투자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가족 단위 또는 동호회 단위로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있다. 서로 정보를 공유하거나 역할을 분담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 투자자들의 공통적 특징은 결단력이 뛰어나 발빠르게 움직인다는 점이다. 반포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을 사야겠다 싶으면 구멍가게에서 껌을 사 듯이 그 자리에서 바로 산다"고 말했다. 다른 부동산 관계자도 "근처 은행에서 신용카드로 현금 서비스를 받아 바로 계약하는 이도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매입대상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90% 이상 일으키는 과감함도 겸비하고 있다. 이 투자자들은 최근 들어 강남권으로 투자자금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강남권의 경우 아직 추가 상승여력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강남으로 들어오려는 사람은 많지만 나가는 사람은 드물어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투자자는 "강남권 시장은 재건축을 완화해도 수익률이 높아져 대박이 나고 거꾸로 재건축을 억제해도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상승세를 탈 수밖에 없는 이상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