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수준높은 인재들이 많이 몰려들지 몰랐다" 김동진 현대자동차 사장은 지난 31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글로벌 인재 채용을 위한 1차 면접을 마친 뒤 다음 면접지인 로스앤젤레스(LA)로 향하는 비행기안에서 이렇게 감회를 밝혔다고 한다.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등 유수 대학출신 인력들이 현대차그룹에 입사 지원서를 내 세계속에서 우뚝 서게 된 현대차의 위상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이 미국 상위 18개 대학 출신 석·박사급 인력을 뽑기 위해 직접 미국으로 날아간 것은 지난달 28일. 1백명 모집에 총 1천명 이상의 인재들이 지원서를 냈다.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가 신입사원 면접을 보기 위해 해외 출장까지 간 것은 이례적인 일. 글로벌 인재를 그룹의 핵심인력으로 양성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 CEO가 직접 나서는 사례는 삼성 LG 한진그룹 등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우수인력 확보 유무를 사장단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인재확보에 관심이 많다. 삼성전자의 경우 진대제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이 최근 실리콘밸리를 방문,인터뷰를 직접 실시해 10여명 안팎의 디지털관련 전문가들을 채용했다. 진 사장은 하반기중에도 일본과 미국 등 현지에서 우수 인재확보를 위한 인터뷰를 계획중이다. 윤종용 부회장이 올 상반기 서울대 이공계 학생을 대상으로 직접 강의를 맡고 손욱 종합기술원장 등 전자계열사 CRO(최고 연구책임자)들이 과학고를 순회하며 특별강연을 하는 것도 젊은 인재를 확보하려는 노력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 등 신사업분야의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대대적인 인력스카우트 작업을 진행중인 삼성SDI의 김순택 사장도 "삼고초려(三顧草廬)의 정신으로 우수 인재확보에 열중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구자홍 LG전자 부회장도 최근 사업상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했을 때 스탠퍼드대 전자공학 교수들을 만나 LG전자의 미래 비전을 설명하면서 우수인재를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등 인재확보에 직접 나서고 있다. LG 인사담당 관계자는 "구 부회장은 물론 사업본부장들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인원들을 데려오기 위해 수시로 해외로 나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 생산 및 판매법인장들의 경우 인재확보가 공식 임무 중 하나가 돼 있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 지시로 국제 전문인력 채용을 위해 지난달말까지 입사지원서를 받았다. 영어능력 우수자,중국지역 전문가,해외 유수대학 MBA 학위 취득자 등 30여명이 1차 선발 대상이다. 8월 중순께 시행될 면접전형에는 심이택 사장 등 임원진들이 대거 나설 예정이다. 조일훈·이심기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