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는 공모制....新 투자전략] (中) '가격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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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高)성장 기업의 공모가는 높아지고 굴뚝 기업은 낮아진다" 이달부터 공개기업의 공모가 산정방식이 주간사(증권사) 자율로 넘어가면서 예상되는 공모가격 향후전망이다.
증권사들은 공모가격을 산정할 때 이미 상장된 동종업체 주가를 참고로 한다는 방침이어서 이같은 경향이 뚜렷해질 전망이다.
이에따라 "일단 사놓고 보면 2,3배의 차익을 남기는 "공모주대박"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게 증권업계의 공통된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10월 이후 이같은 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30여개 업체가 본질가치를 중심으로 한 예정 방식으로 코스닥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공모가격이 상대가치로 바뀐다=LG 대우 현대 동원 메리츠 우리 등 주요 증권사들은 공모가 산정 방식을 상대가치 위주로 바꿀 계획이다.
동원증권 조양훈 차장은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있는 동종업계의 상장·등록기업 주가를 참고로 공모가를 정하는 게 무난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최우선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특정 기업을 분석할 때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우리증권 조장식 이사는 "금융사를 평가할 때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최근 들어 중요시되고 있는 현금흐름과 관련,현금흐름할인법과 영업현금흐름도 중요한 분석 잣대로 활용할 방침이다.
◆IT기업 투자매력 낮아진다=상대가치가 부각되면서 성장성이 높은 기업의 공모가격이 종전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가령 올초 등록된 모 반도체장비 업체를 보자.3천5백원의 공모가는 작년 실적과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산정됐었다.
그러나 등록이 되자마자 동종업계 주가에 비해 크게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가 연일 상승,공모가 대비 5배 이상 뛰었다.
이때 '저평가됐다'는 논리는 해당기업의 올해와 내년 실적추정치에 근거한 것이었다.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례가 벌어질 경우에는 공모가 산정 때 PER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바꿔 말해 IT기업 중심인 코스닥시장의 경우 공모가는 올라가고 투자 매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성장성이 낮은 굴뚝기업은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 7월 공모한 포항강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 회사의 본질가치가 4만3천원에 달해 이 기준으로 공모가를 산정할 경우 청약매력이 크게 떨어진다.
그래서 새롭게 적용한 잣대가 임의로 적용할 수 있는 상대가치.결국 상대가치를 9천9원으로 평가,최종 공모가를 2만4백원으로 끌어내렸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굴뚝기업에 대해선 상대가치만을 적용함으로써 공모가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젠 '묻지마'식의 공모주 투자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한다.
금융감독원 유병철 공시심사실장은 "실적과 성장성에 따라 기업들의 공모가도 차별화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기업 내용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