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주가가 반도체 가격 약세와 해외 전환사채(CB)의 주식전환에 따른 수급부담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애플컴퓨터를 상대로 발행한 1억달러어치(54만9천주)의 CB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돼 매물로 흘러나오는 가운데 델컴퓨터와 인텔이 전환청구하지 않은 대기물량도 1백71만주 가량 남아 있다. 1일 거래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8천원(2.40%) 떨어진 32만4천5백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에 대해 거래소 전체 순매도(7백65억원) 금액의 66.9%에 해당하는 5백1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반도체 D램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CB전환에 따른 물량부담으로 단기적인 수급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SK증권 전우종 기업분석팀장은 "지난주 세계 최대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인 대만의 TCMC가 3분기 실적악화 전망을 내놓은 데 이어 전날에는 세계 2위의 파운드리업체인 대만의 UMC가 3분기 출하량이 2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해 반도체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외환위기 당시 발행했던 4억달러어치의 해외 CB가 잇따라 주식으로 전환돼 매물로 흘러나오고 있다. 전날에도 해외 CB 전환물량 35만여주가 추가 상장돼 애플이 보유하고 있던 54만9천여주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됐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