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종합] 사흘째 5.20원 하락, "물량 부담, 당국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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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8월 첫날을 하락, 사흘째 내림세를 이었다.
장중 1,170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1,200원대 단기 고점 인식에 따른 조정 양상이 이어졌다.
공급우위의 장세가 시장을 지배했다. 이월 네고물량을 비롯 SK텔레콤의 지분 매각대금이 시장을 짓눌렀다. 정부의 구두개입이 근 2주만에 등장, 환율 급락에 제동을 걸었다.
달러/엔 환율은 120엔에서 번번히 막히면서 119엔대에 머물렀다. 원화와 엔화간의 연결고리가 느슨해져 엔/원 환율은 100엔당 980원대로 하락했다.
추가 급락의 여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엔/원이 낮은 데다 정부가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 달러/엔의 추가 하락이 전제되지 않으면 낙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8월의 첫 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부터 기준물로 변경된 스팟물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5.20원 내린 1,182.80원에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188.00원, 저점은 1,177.30원으로 하루 환율변동폭은 10.70원을 기록했다.
◆ 1,180원 축 시소할 듯 = 시중물량에 대한 소화과정을 좀 더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절대 레벨이나 엔/원 등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에 대한 부담도 어느정도 상존한다. 방향은 달러/엔을 따르되 순간적인 수급에 따른 움직임이 예상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시장이 중심을 못 찾고 불안한 기색"이라며 "SKT 지분매각 대금 등 장중 물량 부담이 컸고 정부의 개입으로 달러되사기(숏커버)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은 달러/엔에 관계없이 갔으나 엔/원이 낮아 혼자 떨어지기엔 부담이 있어 급락은 어려울 것 같다"며 "당분간 물량을 따른 움직임 속에 내일은 1,177∼1,185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은행간 거래가 별로 없어 달러사자(비드)나 팔자(오퍼)가 적은 상태"라며 "국책은행 등에서 물량을 흡수하기는 했으나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매수초과(롱) 기피현상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당국이 오늘 의외로 구두개입이 나와서 불편한 심기를 확인했고 달러/엔이 많이 빠지지 않으면 급락 가능성은 낮다"며 "물량이 어느정도 소화되면 옆으로 기는 장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 물량 부담, 정부 개입 재개 = SKT의 지분매각 대금이 시장에 공급되면서 물량 부담이 커졌다. 외환당국에서 시장 중립적인 처리를 공언했으나 일정 부분이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던 상황. SK글로벌을 비롯 SK(주)에서도 달러를 시장에 풀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급등 과정에서 적극적인 매수주체였던 역외세력이 뒷짐을 지면서 매수세의 부재 양상이 두드러졌다.
다만 이같은 물량 부담으로 장중 전날 종가에 비해 10원 이상 떨어지자 재정경제부는 지난달 19일 이후 근 2주만에 구두개입에 나서 급락세를 저지했다. 재경부는 불안심리 작용에 대한 우려를 표명, 1,180원대로 환율을 돌려놨다.
◆ 엔/원 980원대 하락 = 원화와 엔화간의 괴리감이 두드러졌다. 엔/원 환율은 원화 강세의 속도가 엔화를 앞질러 지난 6월 중순이후 처음 100엔당 980원대에 진입, 같은 시각 986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그다지 큰 변수가 되지 않았다. 전날 뉴욕에서 미국 경제지표의 악화로 하락세를 보이며 119.73엔을 기록했던 달러/엔 환율은 이날 보합권에서 주로 머물렀다.
개장초 일시적으로 반등, 120엔을 재진입키도 했던 달러/엔은 수출업체 대기매물 등에 밀려 주로 보합권에서 등락했으며 오후 4시 56분 현재 119.83엔을 기록중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765억원의 매도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90억원의 매수우위를 가리켰다. 이틀째 순매도를 이으며 규모도 확대됐으나 환율에 별다른 영향은 주지 않았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과 같은 1,188.00원에 출발한 환율은 차츰 낙폭을 확대, 9시 54분경 1,183.50원까지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이 120엔대로 반등하자 10시 8분경 1,185.3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달러/엔의 재반락과 물량 공급으로 1,180원을 깨고 11시 50분경 1,179.70원까지 미끄러졌다. 그러나 추가 하락에 저항을 받은 환율은 소폭 반등, 1,180.1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180.0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저점을 경신, 1시 42분경 1,178.20원까지 흘러내렸다. 이후 달러/엔의 소폭 상승과 저가매수세로 환율은 2시 32분경 1,181.00원까지 되오르기도 했으나 물량 부담으로 3시 21분경 1,177.3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전날 종가보다 10원이상 급락하자 재경부가 구두개입에 나서 환율은 반등, 3시 50분경 1,184.50원까지 되오른 뒤 소폭 반락, 1,182∼1,183원을 오갔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8억2,7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7,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3,600만달러, 3억7,240만달러가 거래됐다. 2일 기준환율은 1,182.0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