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쉽고 더 빠르게" 증권사들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개발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각종 첨단기능을 갖춘 HTS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심지어 선물.옵션투자자를 위한 전용 HTS도 등장했다. 증권사들은 또 다양한 기능을 수시로 추가하는 한편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전산투자에 아낌이 없다. 증권업계에서는 사이버거래가 확산되면서 앞으로 사이버상에서의 영업과 경쟁력이 증권사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콘텐츠와 사용자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시스템이 계속해서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 증권사의 HTS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해외 진출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치열해지는 개발경쟁=사이버트레이딩 시스템의 경쟁이 최고조에 달한 것은 지난해다. 작년 상반기 삼성 LG 대신증권 등이 한층 강화된 HTS를 내놓고 대대적인 마케팅활동을 펼쳐 경쟁에 불을 댕겼다. 이에 뒤질세라 대우 현대 굿모닝 한화 미래에셋 신한증권 등도 새로운 시스템을 내놓으면서 "사이버 대전(大戰)"에 동참했다. 올들어서도 개발경쟁은 뜨겁다. 세종증권은 이달 중순께 "넥스트레이드"(NexTRADE)의 새로운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회사측은 종전보다 속도와 안정성을 크게 높이고 매매주문 기능을 편리하게 만드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무용 문서편집기인 "엑셀"을 활용한 새로운 방식의 HTS도 선보일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세계 최대 칩메이커인 인텔과 제휴를 맺고 "펜티업4"칩이 내장된 PC에서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사이버트레이딩 시스템의 개발에 나섰다. 삼성 LG 대우증권 등도 각종 첨단기능을 추가하며 기존 시스템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다양한 첨단기능=HTS의 최근 조류는 시스템 트레이딩과 선물.옵션 기능의 강화다. 시스템 트레이딩은 주가나 거래량 추이 등 과거 데이터를 시뮬레이션해 지표나 투자전략의 유효성을 검증한 뒤 매매신호에 따라 기계적으로 매매하는 투자방식이다. 대신 삼성 LG 교보 신흥 제일투자 키움닷컴 등 대부분 증권사들이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최근 선물.옵션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면서 선물.옵션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부터 선물옵션 전용 HTS를 개발,서비스에 들어갔다. 종합주가지수 제공 주기를 기존의 30초에서 3초단위로 개선하고 일반투자자도 차익거래를 할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3월 선물옵션 관련 기능을 대폭 강화한 삼성FN프로 2.0버전을 내놓았다. 확률적 기대값에 의한 옵션 전략 분석 및 보유 포지션 분석 등 선물옵션 컨텐츠와 기술적분석 기능을 대폭 강화시켰다. 대우증권도 "베스트이지 큐웨이"에 선물.옵션 기능을 대폭 개선했다. LG투자증권은 선물.옵션투자자를 위해 나스닥선물 등 해외지수서비스를 강화하고 모든 메뉴에서 주문을 낼 수 있도록 매매주문서비스를 개편했다. 한화증권은 사용자가 직접 원하는 화면을 구성할 수 있는 "이지넷 플러스"신버전를 내놓았다. 해외시장 공략도 활발=대신증권은 인텔과 제휴를 통해 선보일 새로운 시스템에 중국어권 진출을 위한 한자지원 프로그램을 추가할 예정이다. 또 리눅스시스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사이버프로그램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시장 진출시 인텔과 공동마케팅도 벌일 계획이다. HTS 개발업체들도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중이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에서 수주경쟁을 벌이기 보다는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장 등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코스닥등록기업인 두리정보통신은 지난 4월 태국의 애드킨슨 증권사의 온라인 트레이딩 시스템을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해외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또 한국증권전산은 최근 베트남의 하노이 트레이딩 센터의 거래시스템을 구축키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에 통신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사이버 주식거래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국내 증권사와 개발업체의 기술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해외시장 진출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