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서세원쇼」가 제작에 차질을 빚고 있다. MC인 개그맨 서세원씨가 최근 사업상의 이유로 외국에 출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작진은 당장 다음주 6일 방영분을 녹화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것. 제작진은 그간 방송분을 하이라이트 형식으로 편집하거나 기존 녹화분 가운데 미방영분을 재편집해 내보내는 방안 등 다양한 대책을 세워놓고 있다. 「서세원쇼」의 류명준 PD는 "어떤 형태로든 방송은 내보내겠지만 녹화분을 편집해 보여주는 것은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만큼 제작진으로서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서씨는 내주 초에 한국에 들어오겠다고 전화로 제작진에게 통보했으나 정확한 일정은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세원쇼」는 그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거센 폐지 압력을 받아왔다. 출연 연예인 희화화, 선정성과 사적인 농담, 부적절한 비속어 사용 등으로 물의를 빚은 데다 연예산업의 홍보창구 역할을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던 것. 특히 지난 6월25일 서씨가 축구국가대표 김남일.송종국 선수의 부모들에게 선수들의 과거를 놓고 빈정거리듯 말한 것이「서세원쇼」의 폐지 여론에 기폭제가 됐다. 이날 이후 이 프로그램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서세원쇼를 폐지하라"는 네티즌들의 의견들로 도배가 돼있는 상태다. 문화연대를 중심으로 시민단체들은 KBS 앞에서「서세원쇼」 폐지를 위한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였는가 하면 온라인 서명운동까지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서세원쇼」는 쉽게 폐지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환욱 책임 프로듀서는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수용해 '서세원쇼'를 더욱 새롭게 단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데도 「서세원쇼」가 15% 안팎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서씨가 지난 5년간 꾸준히 토크쇼를 진행하면서 KBS와 인연을 맺어왔다는 점도 KBS가 섣불리 폐지를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