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가 최근 뉴욕증시 폭락행진과 함께 부정적인 경제지표 등으로 경기후퇴 국면이 재현되는 이른바 `더블딥(double-dip)'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모건스탠리 증권의 스티븐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일 CBS마켓워치에 낸 기고문을 통해 최근 미국정부가 발표한 국내총생산(GDP) 수정치를 분석한 결과 미국경제가 더블딥 현상에 진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로치는 "당초 전문가들은 미국경제의 후퇴국면이 일시적인 현상이었다고 봤으나이번 수정발표에서는 후퇴국면이 3분기동안 이어진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는 현재의 미국경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상적인 경기후퇴 국면과는 달리 이번에는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지않고 있다"며 "대신 기업들의 투자지출 감축과 금융자산의 거품붕괴로 인한 충격이경기후퇴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치는 이어 "최근 미국 경제성장률 둔화와 이에 따른 심리적인 충격은 또다시기업들의 대규모 감원사태, 건축경기 침체 등 지난 2000년말의 상황으로 재진입하는듯한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지난해말과 올해초 산업생산이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많았으나 더블딥은 기업들이 재고확보를 위해 생산을 늘리는 반면 수요가 부진할 때 나타나는 법"이라며 "지난 6개월간 생산은 늘었으나 수요는 살아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더블딥이 예외적인 현상으로 알려져 있으나 역사적으로 드문 사례는 아니었다"며 "지난 45년간 6차례의 경기후퇴국면에서 더블딥 현상은 5차례나 있었으며 이가운데 두번은 `트리플 딥'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미국의 경제지 포브스도 미국경제의 불황 재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증시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며 유력 경제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더블딥 가능성이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지난해부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으므로 뉴욕증시는당연히 이를 반영해야 하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며 이는 결국 경기후퇴 재진입을예고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뉴욕증시는 지난 2년 6개월동안 꾸준히 하락하며 20년대 대공황 이후 최장기간의 약세장을 기록한 결과 시가총액이 7조달러나 줄어들었으며 올해도 이같은 추세가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인베스텍 리서치의 짐 스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에게 있어 증시약세는 경제에 대한 신뢰상실과 투자감소에 이어 가계 소비지출 감소라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는 결국 기업들에게는 해고, 설비투자 감축 등으로 이어지며 결국 경기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투자전문지 내셔널 인베스터의 크리스 템플턴 연구원도 "최근 미국경제는 일본의 장기불황과 비슷한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며 "일본에서는 증시하락이 부동산경기 등 다른 경제전반의 부진으로 연결됐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