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수학은 어렵다. 지긋지긋하다고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수학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게 현실이기도 하다. 기업경영,금융시스템,일상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온갖 기계 등도 수학이 없다면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학 싫어하는 사람을 위한 수학'(고무로 나오키 지음, 안소현 외 옮김, 오늘의책, 1만1천원)은 역사와 신화, 경제학과 논리학, 정치학과 법학 등을 오가며 수학의 흥미로운 단면을 보여준다. 어떤 문제의 답이 존재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아는 것은 수학에서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플라톤이 살았던 그리스 시대, 에게해의 델로스 섬에 무서운 전염병이 돌았다. 주민들이 아폴로 신전에 몰려가 기도를 올리자 아폴로 신은 "이 신전의 정육면체 제단을 2배의 부피를 갖는 새로운 정육면체 제단으로 만들어라. 그러면 전염병이 사라질 것이다"라고 했다. 기하학자들과 논의한 끝에 주민들은 기존 제단의 길이를 1이라고 할 때 새로운 제단은 한 모서리의 길이를 2의 세제곱근으로 하면 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자와 캠퍼스만으로 2의 세제곱근을 그리는게 문제였다. 그 후 2천년 동안 아무도 풀지 못했던 이 문제는 19세기에 와서야 '해가 없다'고 결론지어졌다. 반면 'n차 방정식에는 반드시 n개의 해가 있다'는 '가우스의 대정리'는 수학사의 대발견일 뿐만 아니라 신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신학의 최대 문제가 '신은 있는가'라는 존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수학에 그리스의 형식논리학이 더해져서 모든 과학의 기초가 되기까지의 과정 등 수학이 걸어온 역사적 배경을 친절히 설명해 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