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을 선거구는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지만 대조적인 삶을 살아온 두 후보가 격돌,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나라당 권영세 후보는 '엘리트 검사' 출신인 반면 민주당 장기표 후보는 1971년 서울대생 내란음모사건으로 투옥된 것을 시작으로 6차례 옥살이를 한 '재야의 대부'로 불려진다. 권 후보는 선거 초반 인지도가 낮아 고심했으나 갈수록 악수에 응하는 길거리 유권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그는 "현 정권의 권력형 부정부패를 심판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권 후보가 가장 자신하는 곳은 여의도 아파트 단지.지난 6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민주당 김민석 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여의도에서 25% 득표에 그쳤다는 점을 예로들며 반(反)민주당 성향의 중산층 상당수가 지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여의도 주민의 투표 수는 전체 선거구의 대략 8분의 1에 불과하고, 유권자가 밀집된 대림동과 신길동 일부 지역에서는 취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권 후보측은 노후한 주택, 협소한 도로 등 낙후된 대림동과 신길동을 제대로 발전시킬수 있는 일꾼을 뽑아야 한다며 자신의 공직생활 경력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장기표 후보는 '서민대중과 애환을 같이해온 민중운동가'라는 점을 강조하며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장 후보측은 개혁성향의 지식인층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탈했던 호남·충청표가 신림동 대림동 지역에서 응집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례로 선거 초반 여론조사에서 권 후보에 비해 5∼10% 뒤졌으나 선거전에 돌입하면서 지지율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여의도에서 한나라당 후보에 크게 밀릴 경우 안심할수 없다는 계산이다. 장 후보는 "안기부 파견검사를 지낸 권 후보보다는 민중운동가인 나의 이미지가 훨씬 좋다"며 "비록 민주당의 대중적 인기가 크게 떨어졌지만 민중후보로 나섰던 이전의 선거에 비한다면 '정당 프리미엄'의 도움이 커서 승리를 낙관한다"고 주장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