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는 공모制...新 투자전략] (下) '업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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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새롭게 바뀐 공모제도는 증권업계의 판도변화에도 직접 영향을 줄 전망이다.
주간사의 권한과 자율성이 커지면서 각 증권사의 IPO(기업공개)역량에 따라 실적이 크게 달라질 공산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량한 실적을 거둔 증권사쪽으로 기업공개를 원하는 기업이나 공모주 투자자가 몰릴 수 밖에 없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공모주시장 지각변동 =이달부터 주간사업무를 맡은 증권사는 청약대행 증권사에 일반 공모물량의 50%를 의무적으로 배정하지 않아도 된다.
청약자 선정 및 배정기준 결정에서 주간사가 '칼자루'를 쥐게 된 것.따라서 투자자들은 IPO 실적이 많은 증권사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가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해 공모주 물량을 나눠 가지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조광재 IPO팀장은 "기업분석(리서치) 능력이 뒷받침되고 공모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증권사가 대형법인 위주의 IPO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며 "중소형 증권사는 코스닥 등록기업의 공모 등을 맡는 식으로 시장이 차별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가 국내 IPO시장의 주요 경쟁자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 리서치 중요성 커진다 =주간사가 발행사의 가치분석과 공모가 산정이라는 주요 역할을 수행하게 됨에 따라 리서치 기능은 더욱 중요하게 됐다.
특히 시장조성가격이 기존 공모가의 80%에서 90%로 높아져 리서치 기능이 IPO 업무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리서치 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형사의 경우 시장조성 위험 때문에 IPO에서 손을 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자금력과 리서치가 강하고 인수기관을 확보할 능력을 갖춘 증권사쪽으로 발행사들이 줄을 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재삼 대신증권 IPO팀장은 "공모가 산정방식이 상대가치 위주로 바뀌면 기존 상장.등록업체의 주가를 참고해 공모가를 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신 등 많은 증권사들이 공인회계사 출신 경력직원을 채용하고 인력을 보강하는 등 IPO 역량의 강화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앞으로 기업금융(IB)과 리서치가 합쳐지는 IB리서치 형태가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시장의 평가가 핵심 =그동안은 유통시장에서 우위에 있는 증권사가 발행시장에서도 강자로 통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공모가 산정 등 주간사업무에 대한 시장의 평가에 따라 판도가 바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노기선 메리츠증권 기업인수팀장은 "부실분석으로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가격 결정에 잇따라 실패하는 증권사는 발행사나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게 될 것"이라며 "주간사의 리서치 능력과 과거 실적 등을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