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후반에 쏟아져 나온 각종 미국 경제지표들은 한결같이 '경기부진'이란 빨간불을 켜놓고 있다. 주요 지표만 봐도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6.1%에서 5%로 하향 수정된 데 이어 2분기 성장률이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절반가량 낮은 1.1%로 나타났고 △제조업활동지수인 ISM지수도 6월 56.2에서 7월엔 50.5로 떨어졌으며 △7월 실업률이 5.9%로 6월과 같은 수준이었지만 7월 중 비농업부문 신규취업증가가 6천명으로 6월(6만6천명)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경제지표가 급격히 나빠지자 경기회복 중 다시 경기가 꺾인다는 '더블딥'을 오랫동안 예고해온 모건스탠리의 스티브 로치는 더블딥 확률이 60%에서 65%로 높아졌다고 수정하기도 했다. 경제전문 사이트인 CNN머니도 지난 주말 "올해 시작된 경기 회복이 끝났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더블딥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같은 우려로 주초 다우지수가 4백48포인트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던 뉴욕증시는 주 후반 이틀간 급락을 면치 못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주말 한때 2백80포인트 이상 급락하면 지난주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으나 막판 낙폭을 줄여 주간으로는 0.6% 상승한 8,313.13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주간전체로 1.1% 떨어진 1,247.92를 나타냈고 S&P500은 상승폭을 1.3%로 줄인 864.24에 한 주를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주말 급락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지난 '6일간의 달콤한 상승' 이전의 저점을 다시 테스트할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경기 우려는 곧바로 경기에 민감한 주식들에 영향을 주었다. 대표적인 경기관련주인 3M이 금요일 하루에만 2% 떨어진 주당 1백19.87달러를 기록했고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가 3.3% 하락한 65.71달러를 보였다. 내셔널세미컨덕터는 분기 순익 및 매출이 주문 부진으로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경고돼 2.2% 떨어졌다. GM과 포드 등 자동차주식들도 하락세를 보였다. 컨퍼런스보드의 7월 소비자신뢰지수가 97.1로 6월(106.3)에 비해 급격히 꺾였다고 발표되면서 월마트와 니만마르쿠스 등 소매업종 주식들이 지난주 각각 4.4%와 7.6% 밀렸다. 기업 수익뉴스도 부정적이었다. 월트디즈니가 2분기 수익이 7.1%로 감소했다는 발표로 금요일 하루에만 9% 무너지면서 바이아콤 AOL타임워너 등 관련 주식의 동반하락을 가져왔다. 월트디즈니는 ABC방송의 광고수입과 테마파크 입장객 감소 등으로 수익이 줄었다며 3분기도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술주 중에는 3분기 수익전망을 25% 하향 조정한 아도브시스템스가 한 주 동안 30% 폭락해 눈길을 끌었다. 물론 한편에는 희망적인 소식도 나왔다. 지난 주말 USA투데이는 CNN 갤럽 등과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의 42%가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주의 27%에 비해 크게 오른 것이다. 하지만 잇단 경기지표 악화로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안고 새로운 주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