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가 한국을 부른다. 지난 월드컵 기간중 한국과 한마음이 돼 태극전사를 응원했던 네덜란드가 한국을 향해 손짓을 하고 있다. 네덜란드 관광청은 얼마 전부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주 네덜란드 무역관(KOTRA)에도 한국과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는 전화가 급증하고 있다. 월드컵을 계기로 무역 투자 관광은 물론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간의 열애가 전개되고 있다. 특히 거스 히딩크 감독의 고향 파르세펠트의 한국 열기는 날이 갈수록 뜨겁다. 시내 어디를 가도 한국어로 적힌 글을 손쉽게 찾아볼수 있다. 가게마다 입구와 쇼윈도에 태극기를 걸어뒀고, 주민들은 한국인을 만나면 어설픈 한국말로 인사를 건넨다. 동네 개구쟁이들은 아직도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뛰어논다. 월드컵은 끝났지만 한국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파르세펠트의 한국열기는 더해지는 분위기다. 월드컵 직후 한국 관광객수는 주중 하루 평균 60-70명, 주말에는 2백-3백명 정도였으나, 여름 휴가가 시작되면서 그 수가 두배로 늘었다는게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파르세펠트 인쇄회사인 러르BV는 한국어 안내책자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곳 50여 가구는 관광객용 민박(B&B) 시설을 갖췄다. 파르세펠트의 한국바람이 현지언론에 자주 보도되면서 이곳을 찾는 네덜란드인들도 크게 늘고 있다. 독일과 벨기에 방송의 '네덜란드의 한국마을' 보도 이후 주말이면 카메라를 맨 이웃 국가 방문객들도 보인다. 한국인들에게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하는 사람들은 '리틀 코리아'를 보러 온 외국 방문객이다. 최근엔 남미의 코스타리카 TV까지 파르세펠트를 취재해 갔다. 얼마 전만 해도 조용한 시골마을에 불과했던 파르세펠트가 히딩크 덕분에 유럽속의 '리틀 코리아'로 부각되며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전국 지도에 나타나지 않았던 마을 이름이 최근 뚜렷이 기재됐다. 요즘 파르세펠트 시청은 어떻게 하면 마을을 좀 더 한국적으로 꾸밀까 매일 회의를 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대상은 한국만이 아니다. 한국 관광객은 물론 이웃국가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겠다는 전략이다. 그런 만큼 파르세펠트는 히딩크 마을을 더욱 한국적 색채로 꾸미고 싶어한다. 오는 15일 파르세펠트 여름 축제에는 꽃으로 장식한 카 퍼레이드가 열리며, 이날도 한국이 핫 이슈로 등장할 예정이다. 파르세펠트시는 9월 초 히딩크 감독을 초청, '한국의 주말' 축제도 갖는다. 또한 이번 한국축제를 연례 행사로 정착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파르세펠트는 월드컵 특수가 단기성 반짝효과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관광산업 육성과 외국인투자 유치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히딩크마을의 한국붐이 국경을 넘는 인기를 끌게 되자 주변 도시들도 파르세펠트시와 연계한 코리아 마케팅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네덜란드 정부 역시 한국과 네덜란드의 열애가 반짝 효과로 멈추지 않고 관광산업 촉진과 외국인투자 유치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파르세펠트=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