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발명했던 사람이 진정한 무선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돌아왔다. LG전자 초청으로 방한한 마틴 쿠퍼 어레이컴 대표이사 회장(73)은 5일 "유선 전화가 없어질 날이 언젠가 꼭 올 것"이라고 말했다. 진부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쿠퍼 회장이 휴대폰 발명가임을 안다면 무게가 실린다. 쿠퍼 회장은 29년간 미국 모토로라에서 연구개발 본부장으로 근무하며 호출기 및 휴대폰 사업을 진두지휘했고 사람과 사람이 무선으로 통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믿지 않던 1983년 최초로 휴대폰을 상품화시켰다. 쿠퍼 회장은 "우리는 세상의 모든 유선 전화가 곧 없어질 거라고 믿었을 정도로 휴대폰의 성공 가능성을 점쳤지만 기계값이 3천5백달러에서 20년후 1백달러까지 싸질 거라는 건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쿠퍼 회장은 지금도 무선 통신 사업에 몸담고 있다. 모토로라를 떠나 지난 92년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설립한 어레이컴은 무선 광대역 인터넷 접속 시스템인 'i-BURST'를 개발,판매하는 회사다. "i-BURST의 핵심기술인 intelli CELL 은 사용자의 위치를 추적해 통화 때마다 1회용 주파수를 만들어줬다가 해제하는 기술로 무선랜보다 싼 가격에,넓은 영역에서 1Mbps의 안정된 속도로 무선 통신을 보장한다"고 쿠퍼 회장은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이미 너무 많은 전자파가 사용중이어서 IMT-2000같은 3G서비스가 시작되더라도 속도와 통화 끊김 현상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 intelli CELL은 이러한 전자파의 포화상태를 해결한다. 하지만 이 서비스의 혜택을 받기 위해선 기지국을 세우고,새로운 PC카드와 모바일 기기를 보급시켜야 한다. 이 때문에 어레이컴은 국내에서 통신 및 전자기기 파트너를 찾아오다 지난 1월 하나로 통신과 시연회를 가진데 이어 최근 LG전자와 공동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쿠퍼 회장은 "호주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보다폰 등 유수 통신 회사가 참여하는 합작회사를 출범시켰다"며 "한국에서도 파트너의 이익을 고려해 독자법인이나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