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심각해지는 이공계 기피현상을 이대로 방치하다간 우리 경제의 미래가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본사는 범국민적 차원에서 'STRONG KOREA(과학기술 강국)'프로젝트에 나섰다. 경제의 펀더멘털은 산업이고,산업의 펀더멘털은 과학기술이라는 지극히 기초적이면서도 분명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지금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심상치 않다. 미국발 경제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당장은 환율하락 추세를 견뎌나갈 경쟁력을 찾아야 할 상황이다. 또 중국의 부상으로 동북아 분업구조가 급변하면서 몇년 안에 본격적인 산업공동화 압력이 가해질 전망이다. 생산인구를 역피라미드형으로 바꾸는 고령화 사회 진입도 우리 산업이 극복해야 할 위협요인이 아닐 수 없다. 이 모든 것에 대해 기업과 정부 모두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신산업을 창출하는 것만이 유일한 돌파구라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딱하기만 하다. 산업구조의 고도화든, 신산업의 창출이든 그 핵심적 기반인 이공계 인력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몇년 전부터 청소년들은 이공계 선택을 기피하고 있고,게다가 이를 전공한 인력마저 여차하면 외국으로 떠나려는 조짐이 확연하다. 다른 모든 경제지표가 좋더라도 이공계 기피 문제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 우리 산업이 직면할 위기는 너무나 분명하다. 이미 외환위기 때 몇몇 경제지표만 가지고 경제의 펀더멘털을 논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우리는 경험한 바 있다. 더욱이 이공계 기피로 기존산업이 구조 고도화의 기회를 놓치고,신산업 창출마저 발목을 잡히면 그로 인한 경제적 고통의 정도와 기간은 지난 외환위기 때의 그것에 비할 바가 아닐지 모른다. 지금 이공계 살리기에 나서야 하는 절박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수한 과학기술자를 키우기 위해서는 국가가 어떤 비용도 치르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 범국민적 합의와 참여가 절실한 것도 두말할 나위 없다. 오늘의 경제성장도 따지고 보면 60∼70년대의 이공계 중시정책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병역특혜든 투자확대든 앞으로 정부의 선도적 역할도 물론 중요하다. 세계 1,2위를 다투는 핀란드의 국가경쟁력이 정부가 기업에 대한 규제를 타파하고, 그 에너지를 과학기술 인력양성에 집중한 데 있다는 제프리 삭스 교수의 결론을 이 시점에서 한번 되새겨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