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계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혀 상반된 전략으로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은 글로벌 베스트 이미지를 내세워 고급 브랜드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LG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 내수시장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중국시장 마케팅 전략은 '선택과 집중'. 중국 전지역을 타깃으로 다양한 제품군을 가지고 승부수를 띄웠다가는 자칫 브랜드 이미지를 상실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삼성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전국 10대 도시에 판매거점을 두고 전체 인구의 5%에 이르는 고소득층 6천만명을 겨냥하고 있다. 제품 판매도 일반가전보다는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모니터 휴대폰 노트북 프로젝션TV 등 최첨단 디지털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휴대폰 프리미엄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 애니콜의 이미지가 6.26%로 모토로라(6.01%)와 지멘스(5.11%)를 따돌리고 1위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업체와 물량이나 가격 경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최첨단 이미지를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구상"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바이폴라(Bipolar)'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도시부터 시골까지,고소득층부터 일반서민까지 전방위 마케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중국을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닌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으로 보고 내수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연안지역의 판매망 구축작업을 마무리하고 서부 내륙지역으로 진출해 가고 있다. 제품군도 백색가전부터 최첨단 디지털 제품까지 다양하며 가격대도 최고급 제품부터 중국 메이커들과 경쟁할 수 있는 알뜰형까지 선보여 선택의 폭이 넓다. 이 전략으로 LG는 중국시장에서 매년 26%씩 성장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 시험 판매를 한 결과 경쟁업체가 일본이나 다국적 브랜드가 아니라 로컬 브랜드라는 것을 인식하고 전략을 대수정했다"고 설명했다. LG는 현지 직원들에 대해 파격적인 성과급제를 운영하고 중국업체들과의 협력관계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기업문화를 최대한 중국적으로 바꾸는 '중국적 LG문화'창조에 주력하고 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