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마릴린 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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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스타들이 요절하면 추모의 정은 더욱 사무치게 마련이다.
그런 까닭에 팬들은 이들을 우상으로 떠받들기까지 하는데 영원한 청춘배우 제임스 딘과 정열의 로큰롤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의 경우가 그렇다.
세기의 가장 섹시한 여배우로 일컬어진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 로스앤젤레스에는 먼로 서거 40주년(지난 5일)을 맞아 세계 각지에서 수 많은 팬들이 몰려와 미공개 사진전 등 갖가지 추모행사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 중 국제팬클럽 단체인 '불멸의 마릴린'은 그녀의 사인(死因)에 의문을 던지며 진상규명을 촉구해 관심을 끌고 있다.
먼로의 죽음은 애초부터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아 여러 사람들이 의혹을 제기했었다.
부검결과 수면제인 바르비탈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이라고 공식 발표됐지만,증언들이 엇갈려 아직까지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먼로는 고급 주택가인 베벌리 힐스 자택에서 유서 한장 없이 한손에 전화기를 쥔 채 전라(全裸)의 상태로 죽어 있었는데 몸에 두른 것이라곤 생전에 그토록 애용했던 샤넬 No.5 향수 뿐이었다.
정확한 사인이 무엇이든,사인공방이 계속되는 것은 36세로 짧은 생을 마감한 먼로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7년만의 외출'에서 지하철 환풍구 바람에 치켜진 치마를 잡아내리는 그녀의 연기는 아직도 명장면으로 기억되고 있으며,'신사는 금발을 좋아해'에서는 갈색머리를 금발(blonde)로 염색하고 열연해 미인은 곧 블론드여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도 했다.
곡절이 심했던 사랑도 팬들에게는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메이저 리그의 전설적 강타자 조 디마지오와 '세일즈 맨의 죽음'을 쓴 극작가 아서 밀러와의 결혼은 오래 가지 못했고,존 F 케네디,로버트 케네디 형제와의 염문은 정치적인 온갖 억측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고아원에서 성장해 공장근로자와 초혼하고 3류모델을 거쳐 할리우드 은막의 스타가 되기까지 먼로의 일생은 그 자체가 한편의 드라마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먼로를 더더욱 잊지 못하는 게 아닐까.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