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30만원선을 간신히 지켜냈다. 장중 3차례나 30만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올 1월23일 이후 장중 30만원 밑으로 떨어진 건 이달 6일이 처음이다. 이날 자사주 26만6천주를 사들인게 큰 힘이 됐다. 외국인의 무차별적 매도는 이날에도 계속됐다. 그나마 적극적인 자사주 취득으로 낙폭을 줄였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삼성전자의 주가 동향은 국내증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시가총액 비중이 커 지수를 들었다 놨다 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한국 대표주로서 시장 분위기를 좌우하기도 한다. 사실 외국인이 3천4백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이날 지수가 약보합으로 마감될 수 있었던 데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취득이 버팀목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취득과 외국인 매도공세, 그리고 주가 움직임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자사주 취득의 효과는 =총 취득규모의 10%를 산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심리적 지지선인 30만원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장중에 세 차례나 30만원선이 무너지는 악전고투를 치렀다. 가까스로 30만원의 종가를 기록, 일단 30만원선을 지키는데 성공했다. 외국인의 엄청난 매도공세에도 불구하고 30만원선을 지킨 것은 자사주 취득의 약발이 먹혔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날 크레디리요네증권 창구로만 20만주가 넘는 매물이 쏟아졌다. 도이치, 워버그증권 등의 창구에서도 '팔자' 물량이 흘러나왔다. 총 1천5백70억원어치(52만주)나 됐다. 하지만 오전에는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사면서 주가하락을 막았고, 이에 고무된 개인들이 오후에 30만원선을 지켜줬다. 사실 지난 4월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사들였을 때도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자사주 매입기간에 외국인은 주식을 팔았지만 결국 삼성전자는 한 달 만에 40만원대를 회복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당시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가져와 시장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전략팀장은 말했다. ◆ 삼성전자 주가전망은 =기술적으로 봤을 때 30만원선을 지키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미래에셋 김정훈 연구위원은 "30만원이 기술적 지지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기술적인 전저점인 28만원대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우동제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30만원이 붕괴될 수 있다"고 전제하고 "다만 자사주 취득 등에 힘입어 반등시 큰 폭의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변수는 있다. D램 가격의 동향과 환율의 움직임이다. D램 가격은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고 있어 비관적이지 않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정창원 팀장은 "하반기 들어 D램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환율도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급락세는 꺾인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 정 팀장은 "삼성전자의 현 주가는 세계증시의 움직임을 반영하고 있다"며 "시장이 안정될 경우 그동안의 하락폭을 빠른 속도로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세계 증권시장의 불안이 지속될 경우 반등의 시점은 늦어질 수 있다.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여러 측면을 고려해 자사주 취득 만료일인 11월까지 취득시기와 규모 등을 조절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