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골프자제령'이 계열사로 확산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초 삼성전자가 부장급 이하 사원에게 회사 경비로 골프를치는 것을 가급적 자제하라는 지시를 내린뒤 삼성SDI, 삼성전기 등 계열사에도 같은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룹차원에서 특별한 지시가 내려지지 않았지만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리는 삼성전자가 골프를 자제한다는데 다른 계열사들이 `따르지 않을 수 없다'는 인식이 작용한 탓이다. 여기에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을 가져라'는 이건희 회장의 지시와 경비절감노력 등이 더해져 요즘 부장급 간부의 주말 골프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지난해 자체 감사과정에서 삼성계열사의 한 사원이 하청업체로부터 평일 골프접대를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골프에 따른 기강해이 문제가 전 사원에게 경각심을불러 일으킨 점도 간부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간부 사원은 골프장에서 회사 임원과 조우하지 않기 위해 주변친구들과의 골프약속도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골프장으로 잡는 등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삼성 계열사의 한 부장급 관계자는 "골프를 치자는 주변 사람들의 요청을 온갖핑계를 대며 피하고 있다"면서 "완전한 금지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분위기가 분위기인 만큼 당분간 골프채를 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