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중국 경제 붕괴론은 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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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강 < 중국 국민경제연구소 소장 >
서방 일각에서 '중국경제 붕괴론'이 제기되고 있다.
구조적인 문제로 중국 경제가 파국을 맞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국경제는 과연 붕괴할 것인가.
차분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중국 경제는 크게 2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첫 번째는 발전도상국가라는 면에서 나온다.
빈곤,농촌문제,실업,소득불균형 등이 여기서 발생한 문제다.
또 다른 하나는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타난다.
국유기업 부실,금융기관 부실,정부의 지나친 간섭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우선 소득불균형 문제를 보자.
일부 서방전문가들은 소득 불균형이 사회문제로 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소득불균형은 중국이 지난 20여년 동안 추진해온 개혁개방 정책의 부산물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개혁의 목표 중 하나는 절대 평균주의를 타파하는 데서 시작됐다.
소득불균형을 문제삼는 것은 곧 오늘날 중국 경제발전을 가능케 했던 개혁개방 자체를 부정하는 꼴이 된다.
소득불균형의 최대 피해자는 씨아강(下崗·실업)들이다.
지난 수 년 동안 추진된 국유기업의 개혁으로 약 2천5백만명이 직장을 잃었다.
실제 실직자는 4천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들 중 30∼40대 실업자들은 대부분 새로운 직장을 찾았다.
문제는 45세 이상의 중·노년층 실업자들이다.
이들은 모두 문화대혁명의 피해를 경험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사회불안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잘 안다.
소득불균형이 사회문제로 비화될 것이라는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이 약하다.
둘째 농촌문제.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계층은 농민일 것이다.
그러나 농민문제는 어제오늘 제기된 것이 아니다.
현재 도시지역에서 일자리를 얻어 농촌을 떠난 인구는 약 1억5천만∼2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앞으로 40∼50년 동안 4억∼5억 명이 농촌을 더 떠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도시화 공업화의 결과다.
중국은 지금 '세계 공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많은 노동집약형 산업이 중국으로 몰리고 있다.
이들의 영향으로 농촌을 떠나는 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는 결국 농촌문제의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줄 것이다.
셋째 금융문제.
중국의 4대 국유 상업은행(공상 중국 농업 건설)의 부실채권액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26∼27%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자산관리공사에 떠넘긴 1천4백억 위안(1위안=약 1백40원)의 부실채권을 포함하면 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이 문제가 서방국가에서 처럼 금융위기로 연결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중국인들은 국유 상업은행에 대해 절대적인 믿음을 갖고 있다.
돈이 생기면 모두 은행으로 달려간다.
현재 은행 예금은 GDP규모와 맞먹는 8조 위안에 달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7∼8%의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각 은행의 부실채권은 국채의 성격이 강하다.
대부분의 부실채권은 정부의 지령에 따라 이뤄진 국유기업 대출이었다.
국유기업은 은행 금융자원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정부가 은행 부실채권의 책임을 안고 있는 것이다.
중국정부가 안고 있는 국채는 GDP의 16%선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중국 외채는 GDP의 15%, 이중 단기외채는 1%에 그치고 있다.
또 2천4백70억 달러의 외환이 받쳐주고 있다.
중국 정부는 금융위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정리 = 한우덕 베이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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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중국 국민경제연구소 판강(樊綱)소장이 최근 경제관찰보(經濟觀察報)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