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에 압승을,민주당에겐 참패를 안겨준 가장 큰 요인은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 비리로 분석된다. 한나라당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효력이 입증된 '부패정권 심판론'을 이번에도 소리 높여 외쳤고 개표 결과 현 정권의 부패와 실정이 아직까지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이는 가장 큰 요인이란 것을 확인했다. 실제 한나라당은 선거기간 내내 '정권=민주당'이란 등식을 강조하면서 권력형 비리와 정권의 실정을 공격했다. 이는 곧 민주당의 '탈DJ' 노력이 아직까지는 유권자들의 의식을 바꾸는 데는 미흡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5대 의혹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략부재로 한나라당에 참패했다는 자체 분석에 따라 이번엔 한화갑 대표가 연일 한나라당을 강하게 공격했고 국회에서도 많은 의원들이 이 후보 관련 의혹을 이슈화하는데 발벗고 나섰다. 이에 따라 선거 종반에는 이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이 쟁점으로 떠올라 일부 지역의 선거 판세가 바뀌리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결국 투표결과에 영향을 끼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충청권의 이탈현상이 그대로 이번 선거에도 이어지면서 호남 고립구도가 지속된 것도 또다른 패인이다. 당초 20%대의 낮은 투표율을 기록할 경우 결집도가 높은 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으나 투표율이 낮은 지역에서도 한나라당이 무난히 승리했다. 이는 충청출신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외면한 상태에서 호남출신들이 아직 민주당으로 돌아오지 않은 상황이 반영된 것. 아울러 공천을 둘러싼 잡음도 중요한 패인으로 지적된다. 경기 하남의 경우 당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나온 손영채 후보가 민주당 지지표를 10% 이상 흡수, 문학진 후보의 패배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