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계곡으로 피서 인파가 몰려가고 있지만 휴가도 없이 경영에 몰두하는 기업인들이 있다. 신무림제지의 이원수 대표.그는 입사후 지난 20여년 동안 한 번도 여름 휴가를 간 적이 없다. 1995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뒤에는 여름이면 예외없이 휴가 대신 지방 공장행을 택한다. 현장을 중시하는 그는 대구 진주의 생산라인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한다. 직원들을 교대로 휴가 보내면서 정작 본인은 생산설비 보수 현장을 둘러본다. 전문 경영인인 이 대표는 "회사에 몸담고 있는 동안 열심히 발로 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 대신 은퇴 후에는 부인과 함께 국내외 여행을 다니겠다는 꿈을 안고 지낸다. 국제컨벤션업체인 인터컴의 최태영 대표도 여름 휴가가 없기는 마찬가지.85년 회사를 설립한 이래 여름휴가를 즐겨본 적이 없다. 정부 학회 협회 기업들의 각종 컨벤션이 가을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어 7월과 8월에 이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 특히 올해는 월드컵으로 인해 5월과 6월에 열릴 예정이던 여러 행사들이 뒤로 미뤄져 더욱 바빠졌다. 최 대표는 "행사장소 섭외에서 진행 통역 장비설치에 이르기까지 준비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며 "여름 휴가를 못 가는 대신 행사를 마칠 때 느끼는 뿌듯함과 보람을 기대하며 더위를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