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명 가운데 겨우 한 명이 성공을 거둔다. 그런데도 성공학은 많지만 실패학을 다룬 책은 드물다. 그동안 일부 대기업들의 몰락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안겼지만 경영실패를 다룬 이렇다할 만한 책을 발견하기가 힘들다. 하란 프래트 교수의 '기업이 실패하는 5가지 이유'(시그마인사이트)는 '어떠한 경영방식이 결국 기업을 파산으로 몰고 가는가'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상품의 경쟁력 때문이 아니라 재무적인 이유로 파산에 이르게 되는 기업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싣고 있다. 이 책은 기업파산에 대한 미국과 캐나다의 사례들을 풍부하게 싣고 있다. 기업들이 어떤 의사결정을 내린 다음에 망하게 되는지, 그리고 그런 의사결정은 재무적인 관점에서 어떤 실수를 범한 것인지 등을 담고 있다. 특별한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을 위한 책이기 때문에 기업재무론의 이론을 사례를 통해 쉽게 배울 수 있다. 기업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건실한 재정상태를 유지해 나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캐나다 기업인 돔 석유회사는 매출액이 26억달러에 이를 정도의 거대기업으로 성장하지만 재무적 곤경에 빠지게 된다. 창업자와 경영진 모두 엄청난 회사로 키우고 싶어한 나머지 지분이 희석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신주발행을 통해 필요한 자본을 조달하지 않고 부채에만 의존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 된다. 취약한 자기자본이 결국 돔의 덜미를 잡게 된 것이다. 미국의 브라니프 항공사는 한 때 잘 나갔다. 미국의 항공규제에 발맞추어 빠른 속도로 사세를 확장해 나가는 전략을 사용한다. 브라니프의 전략은 보유 항공기 대수를 늘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기존의 항공사들이 운임인하로 대응하면서 결국 항공기 도입에 따르는 막대한 이자비용과 리스료 부담이라는 덫에 걸리게 된다. 미래의 매출액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계산함으로써 고정자산 관리에 실패한 것이 패인이었다. 차터, 라이오넬, 보마르 인스트루먼트, 그란트, 팬 아메리칸항공, 크라이슬러, 데이터 터미널 시스템즈, 이글컴퓨터 등이 몰락해 가는 사례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 공병호 경영연구소 소장 gong@go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