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5·테일러메이드)가 미국 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1백50만달러) 2연패를 향해 산뜻하게 출발했다. 최근 상승세인 김미현(25·KTF)도 상위권에 올라 메이저대회 첫 우승의 발판을 다졌다. 지난해 챔피언 박세리는 9일 새벽(한국시간) 스코틀랜드 턴베리GC의 에일사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첫날 5언더파 67타를 쳤다. 박세리는 '루키' 캔디 쿵(21·대만),캐리 웹(28·호주)에 이어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쿵은 첫날 7언더파 65타로 '깜짝 선두'에 나섰고 웹은 1타 뒤진 66타로 2위에 올랐다. 박세리는 첫홀 세컨드샷이 벙커에 빠지며 보기로 출발했다. 같은 조인 애니카 소렌스탐이 첫홀에서 버디를 잡아 '암운'이 드리우는 듯했다. 박세리는 그러나 3번홀(파5·4백62야드)에서 가볍게 버디를 챙기며 분위기를 바꾼 뒤 여세를 몰아 4번홀(1백65야드)에서 버디 퍼트에 성공했고 이후 4개의 버디를 추가했다. 17번홀(파5·4백87야드)에서는 티샷이 러프로 빠졌으나 페어웨이로 안전하게 꺼낸 뒤 1.5m 거리의 버디를 뽑아내기도 했다. 박세리는 경기 후 "지난 98년 대회에서 34위를 할 때는 링크스코스를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몰랐다"면서 "지금은 내 실력도 늘었고 코스 공략법도 익혔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미현은 1,2번홀에서 버디와 보기를 교환하며 다소 불안정한 출발을 했으나 이후 4개의 버디를 보태며 4언더파 68타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김미현은 카린 코흐(스웨덴) 등 4명과 함께 공동 7위에 올랐다. 김미현은 "몇 홀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칩샷이 좋았다"고 말했다. 박지은(23)은 1오버파 73타로 장정(22·지누스),소렌스탐 등과 함께 공동 65위에 머물렀다. 오래 전부터 이 대회를 준비해온 소렌스탐은 버디 3개에 보기 4개를 기록하며 박세리에게 압도당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선두 쿵은 대만 가오슝 출신으로 지난 95년 미국으로 이민온 선수. 주니어 및 아마추어 시절 각종 대회를 휩쓸었고 지난해 퀄리파잉스쿨을 단번에 통과하며 올해 투어에 데뷔한 신인이다. 이날이 자신의 21번째 생일인 쿵은 신예답지 않게 침착한 플레이로 보기 없이 7개의 버디를 잡았다. 영국의 로라 데이비스(38)는 초반 한때 3언더파까지 치고 올라갔으나 17번홀(파5)에서 러프와 벙커를 전전한 끝에 '쿼드루플 보기'(4오버파)인 9타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