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 해비타트(사랑의 집짓기)가 한창인 지난 8일 충남 아산의 공사 현장. 이 운동의 후원회사인 라파즈한라시멘트의 실뱅 가르노 사장(46)은 난간에 매달려 쉴 새 없이 못질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가르노 사장은 지난 2000년 한라시멘트가 프랑스계 다국적 회사인 라파즈그룹에 인수 합병되면서 부임한 프랑스인 CEO. 취임 이후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으로 시멘트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인물이다. 그가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인적 관리.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직원들의 요구를 수렴하면서 업무 특성에 맞춰 인력을 훈련시키고 있다. 직원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한국식 회식도 한다. 가르노 사장은 "고깃집에서 신발을 벗고 앉아 얘기를 나누는 게 훨씬 더 자연스러워졌으니 한국 사람 다 된 것 아니냐"며 웃었다. 프랑스에선 술을 별로 즐기지 않았지만 이젠 술 실력도 수준급. "소주 한병은 거뜬합니다.아직 토네이도(폭탄주를 지칭함)는 힘들지만 그래도 업무상이라면 마다하지 않죠." 요즘 가르노 사장은 전 세계 라파즈그룹의 지사장들 가운데 가장 바쁜 사람 중 한명이 됐다. 세계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만은 꾸준히 활황을 보이고 있기 때문. 연평균 10%의 매출 성장을 기록해 실적면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그는 "한국 시장이 나를 돕고 있다"며 "한국 경제의 발전과 더불어 라파즈한라도 함께 커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