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家電업계 5년간 20兆 특수 .. 美, 디지털TV 판매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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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2004년부터 단계적으로 디지털 TV 판매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이 북미시장에서 향후 5년간 적어도 20조원의 특수를 거둘 수 있게 됐다.
FCC는 2004년 7월부터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36인치 이상 대형 TV에 디지털 튜너(수신기) 장착을 의무화하는 등 단계적으로 적용범위를 넓혀 2007년 7월부터는 13인치 이상 모든 TV를 디지털 TV로 팔아야 한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같은 결정에 따라 북미 디지털 TV 시장규모는 향후 5년간 3천만대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디지털 TV의 대당 가격이 2천5백달러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관련산업을 포함한 전체 시장규모가 8백억달러(약 1백조원)를 상회한다.
업계는 한국 업체들이 현재 북미 TV시장 점유율(20% 수준)만 유지해도 2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의 디지털 TV 기술 수준은 일본과 별 차이가 없어 마케팅 성공 여부에 따라 특수 규모는 40조원까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05년 세계 1위의 디지털TV 메이커를 목표로 북미시장에 3억달러가 넘는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 북미 디지털TV시장의 9.2%를 차지, 소니(10.2%)와 필립스(10.0%)에 이어 3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40인치 LCD(액정표시장치) TV 등 이미 확보한 제품군을 무기로 시장 선점에 나설 방침이다.
LG전자도 2005년까지 멕시코 레이노사 생산법인에 9천만달러를 투자, 현재 3개인 디지털TV 생산라인을 2005년까지 12개로 늘릴 예정이다.
이 경우 생산규모도 현재 연산 50만대 규모에서 3백만대로 늘어나게 된다.
또 하반기에 50인치 PDP TV와 60인치 LCD TV를 출시하는 등 제품군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2006년까지 2억달러를 디지털 TV의 광고와 이벤트 등 마케팅 활동에 투자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또 디지털 튜너 생산에 필수적인 VSB칩의 원천기술을 미국내 자회사인 제니스사를 통해 확보, 연간 1억달러의 로열티 수입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FCC의 이번 발표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디지털TV 시장이 본격 형성될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업체간 불꽃 튀는 판매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