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제1주제 : '정체성 위기'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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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가 정체성(Identity) 위기를 맞고 있다.
학생들은 고급두뇌로서의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20대 박사학위 취득자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일부 대학원에서는 정원미달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교수들도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최고급 과학두뇌양성이라는 설립목표가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왜 이렇게 됐는가.
도대체 무슨 이유가 있었는가.
KAIST의 정체성 위기의 원인을 긴급 진단해 본다.
◆ 설립목표가 흔들린다 =연구중심 교육기관인가, 아니면 이공계 인력 양성기관인가가 분명하지 않다.
KAIST는 '한국의 산업과 연구기관이 필요로 하는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전문가 양성'을 위해 설립됐다.
두뇌유출을 막고 최고의 두뇌들을 키워 국가 과학기술에 이바지하겠다는 것이었다.
이같은 목표아래 연구과제를 중심으로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학생들을 키워 왔다.
학생들은 일반대학과는 다른 커리큘럼으로 실력을 쌓았다.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이론과 실기를 배웠다.
과학기술원의 정체성은 90년 과학기술원과 과학기술대학이 합쳐져 학부과정이 개설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연구중심의 대학원 대학이었던 KAIST가 학부생의 참여로 진통을 겪기 시작한 것이다.
커리큘럼이나 교수진 시설 등이 학부생들을 중심으로 다시 짜여졌다.
학부생들이 들어오면서 그 열의는 많이 식었다.
특히 KAIST는 학부교육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전 홍릉시절에는 학생들이 청계천을 헤집고서라도 무엇을 이루겠다는 강렬한 열정과 도전정신이 있었다. 지금 KAIST는 그 열정이 식어져 버렸다. 학생들은 주어진 과제만 해결하려하고 교수들도 안주하려 한다."(K모 교수)
2002년 KAIST 박사지원률은 정원 4백50명에 미달한 4백10명에 불과했다.
학생들도 대학원 진학보다 취직 걱정을 먼저 한다.
KAIST의 연구수준은 이래저래 떨어질 수밖에 없다.
◆ 일반대학과의 차별성이 사라진다 =KAIST는 30년간 한국의 공과대학을 이끌어 왔다.
교수들의 논문 수에 따른 평가를 비롯 커리큘럼 과정의 선진화 등을 통해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했다.
서울대 공대 관계자까지 "KAIST 덕택에 서울대 공대가 발전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 차별성은 많이 사라졌다.
우선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이 크게 줄어들었다.
설립 당시에는 거의 정부출연금으로 운영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전체 예산중 정부출연 비중이 35%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교수 1인당 연구비도 2억2천7백만원으로 포항공대의 2억7천2백만원에 비해 떨어진다.
◆ 외부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급격하게 변하는 기술 경제환경에 맞추지 못했다.
70년대와 80년대 한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조선 기계분야 등에 많은 투자를 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와 붐을 이룬 생명공학(BT) 등에선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과단위의 세부전공형 교육도 문제다.
기술퓨전 추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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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취재팀 >
팀장 : 김경식 과학바이오팀장
팀원 : 오춘호 최승욱 차장 정종태 송태형 장경영 기자(산업부 과학바이오팀) 조정애(산업부 생활경제팀) 박해영(경제부 금융팀) 송대섭(증권부) 장원락 기자(산업부 IT팀) 김영우 차장 허문찬 기자(영상정보부)
특파원 : 양승득(도쿄) 고광철(워싱턴) 정건수(실리콘밸리) 육동인(뉴욕) 강혜구(파리) 한우덕(베이징)
전문위원실 : 안현실 논설위원 겸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