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수출강국' 쿠바에서 설탕공장이 사라지고 있다. 국제 설탕가격 하락세와 국내 관련산업의 낙후 때문이다. 미국의 CNN 인터넷판은 12일 쿠바에 지난 1959년 혁명에 이은 `제2의 혁명'이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설탕산업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에 따른 것이라고 이 방송은 지적했다. 미국의 초콜릿 메이커 허시가 지난 1917년 산타크루스 델 노르테에 세웠다가 1959년 혁명때 몰수된 `시엔푸에고스' 공장을 포함한 75곳의 제당공장이 최근 2개월새문을 닫아 이제 75곳만이 명맥을 잇고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이 방송은 쿠바 공산정권의 설탕산업 구조조정으로 올 한해 해고될 노동자가 1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세계 4위의 설탕수출국인 쿠바의 설탕산업 몰락은 국제 설탕가격이 10여년전의절반으로 폭락한데다 시설노후 및 생산성 저하 등에 따라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인것으로 지적됐다. 쿠바의 설탕장관 울리세스 로살레스 델 토로 장군은 설탕산업이 큰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며 "가장 어려운 점은 이러한 큰 변화의 개념을 정립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설탕산업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나 아직은 미진하며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할수 있는 후속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NN은 지금도 쿠바의 주 수입원인 관광업이 이러한 변화를 받쳐줄 대안으로 떠오를 것 같다고 내다봤다. 산타크루스 델 노르테 제당공장 근로자들이 타던 전차는 이제 이곳을 찾는 관광객을 실어나르고 있다. 이 공장터는 최근 폐쇄된 다른 제당공장과 마찬가지로 박물관으로 바뀌고 있다. 또 사탕수수 농장 등은 육우용 초지나 쌀 등 다른 곡물의 경작지로 바뀔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자리를 잃은 제당공장 근로자들의 상당수는 농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제당공장 근로자 2만5천여명이 전직을 위해 대학에서 농사법을 배우고 있다. 쿠바의 이러한 설탕산업 구조조정에는 외국의 투자도 필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국제설탕기구(ISO)의 피터 바론 회장은 "공장문을 닫는다고 다 해결되는것은 아니며 최신기술 도입을 통해 남은 공장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작업이 병행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설탕은 수세기동안 쿠바를 먹여살렸지만 쿠바의 정부관리들은 이제 `탈(脫)설탕혁명' 완수를 통해 경제가 더욱 다변화하기를 바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