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민주당의 러브콜에 명확한 답을 하지 않은채 조용한 대선행보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경선참여 가능성과 함께 제3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의 이같은 행보는 이달 들어 수직상승하고 있는 지지도 추이와 무관치 않은 것 같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3자대결을 가정했을 때 월드컵 이전까지는 10% 내외의 지지도를 보였으나 지난 8일 SBS여론조사에서는 32.0%의 지지도로 이 후보를 제치고 선두에 나섰다. 12일 발표된 문화일보 조사에서도 양자대결에서 이 후보를 앞서고,3자대결에서는 비록 2위지만 노무현 후보를 8.6% 차이로 앞서면서 노 후보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같은 날 한길리서치연구소의 조사에서도 이 후보 38.4%,정 의원 33.5%,노 후보 21.5%로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가히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정 의원은 튀는 정치행보보다 내실 있는 조용한 준비에 치중하고 있다. 민주당의 신당 추진이 유동적인 데다 제3세력과 연대 가능성 등 변수가 적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다. 또 섣불리 거취를 결정할 경우 불필요한 공세의 표적이 될 수 있는 사정도 감안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 의원은 지난 11일에는 월드컵 기간 템플 스테이(Temple Stay)를 열었던 경남 합천 해인사를 방문,월드컵 붐 조성에 기여한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한뒤 인근 낙동강 수해지역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했다. 골프도 자제하고 있다. 다분히 12월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와함께 최근 후원회 조직을 대폭 확충,후원회원이 1만명에 가까워졌다. 앞으로 정책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로 모집한 3백여명의 정책 인턴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정 의원은 13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 참석차 말레이시아를 방문,15일 귀국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