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내수동 광화문 일대에 들어설 오피스텔에 유독 한글 이름이 많다. 쌍용건설의 "경희궁의아침",금호건설의 "용비어천가",벽산건설의 "광화문시대"등.입지와 그 지역의 역사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지어진 이름들이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상반기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의 복합단지를 공급하면서 브랜드 네이밍에 고심했다. 도심 한복판이어서 기존의 영어식 이름을 쓰기엔 부적당하다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옛 궁궐터인 점에서 착안해 "경희궁의아침"으로 최종 결정났다. 도심에 들어서는 주거공간이어서 공기가 나쁘고 소음이 많다는 인식을 브랜드이름에서 불식시키는 효과도 덤으로 얻었다는 게 쌍용측 평가다. 이 회사 최세영 홍보팀장은 "도심의 부정적 이미지를 한적하고 여유로운 궁궐의 긍적적인 이미지가 상쇄시켰다"며 "특히 하루의 시작이자 신선함을 주는 "아침"이라는 단어가 결합돼 건물이라는 느낌이 약화된 것도 소비자에게 새롭게 다가갔다"고 설명했다. 쌍용의 뒤를 이어 금호 벽산 등도 앞다퉈 지역적 특색과 연관이 깊은 이름을 들고 나왔다. 금호건설은 내수동 오피스텔이 왕궁터에 들어서는 주거시설이라는 의미로 "용비어천가(龍飛御千家)"라고 지었다. 공급 규모도 1천가구에 육박하는 정도여서 한자로도 의미를 맞췄다. 벽산건설은 견본주택 오픈 시점이 서울 강남권의 오피스텔 공급 열풍이 불었던 때다. 벽산은 소비자들의 시선을 광화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광화문시대"라는 이색적인 이름을 붙였다. 광화문 일대 오피스텔이름은 풍수마케팅과도 연관이 깊다. 임금이 살았던 곳은 풍수적으로도 뛰어난 입지란 점을 브랜드명에 간접적으로 결부시킨 것. 부동산 개발업체인 참좋은건설이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선보일 아파트는 "종로시대"라는 이름을 쓸 계획이다. 이 같은 국어 이름은 단발성이긴 해도 친근감이 느껴진다는 게 소비자들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