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9:21
수정2006.04.02 19:23
고바야시 로쿠조(일본 국립방역연구소 소장),나카구로 히데토시(국방의학대학 총장),나이토 료이치(녹십자 회장),요시무라 히사토(교토의과대학 총장),야마나카 모토키(오사카의학대학 총장).일본 의학계에서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화려한 경력 뒤에는 숨기고 싶은 역사의 비밀이 있다.
이들은 모두 1936년 만주를 침공한 일본군이 하얼빈 남쪽 핑팡에 세운 세계 최대 규모의 세균전 실험실,731부대의 요인 출신이다.
EBS는 14일 오후 10시 시사다큐 '움직이는 세계'를 통해 731부대의 실체를 파헤친 BBC방송의 최신 화제작 '731부대의 진실(원제:Unit 731)'을 방송한다.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731부대의 진상을 고백했던 시즈노카 요시오를 비롯해 생존해 있는 731부대원들의 생생한 증언을 카메라에 담았다.
또 중국 현지 생체실험 피해자들의 소송 준비 과정도 그렸다.
731부대의 초기명칭은 '방역급수부대'.그러나 이 부대의 주임무는 생물학 무기를 연구하는 것이었다.
이곳에 배치된 과학자들은 중국 한국 러시아인 포로들의 몸에 세균을 주입하고,생체 해부까지 자행했다.
게다가 1940년부터는 중국 남부 민간인 거주 마을에 탄저병 콜레라 페스트 마비저 등의 세균을 살포해 최소 25만명의 목숨을 빼앗아갔다.
일본의 만행이 있은지 6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최근 중국인 피해자들은 일본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731부대의 세균전 실험을 인정하고,공개사과와 배상을 하라는 소송이다.
도쿄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 재판을 일본의 일부 양심적인 학자 변호사가 돕고 있다.
과거를 뉘우친 몇몇 731부대원도 원고를 위해 증언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무관심하다.
BBC는 또 지난해 베스트셀러였던 '일본 근대사'의 저자 후지오카 노부카스(도쿄대 역사학 교수)와의 인터뷰도 담았다.
그는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 역사학자로 731부대 사건은 조작된 것이며 한국인 종군 위안부들은 강제적으로 끌려온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일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