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 포털 1세대 주자로 불리는 김진호 골드뱅크 전 사장(35)이 개인 비리로 사법처리를 받게 됐다. 서울지검 특수1부(박영관 부장검사)는 13일 전날 긴급 체포한 김 전 사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99∼2000년 7회에 걸쳐 회사 자금 14억3천만원을 인출해 개인적으로 유용했다. 김씨는 또 99년 4월 김모 변호사에게서 부동산을 넘겨받는 대신 8억4천만원 상당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주기로 약정했으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자 40여억원을 지급키로 다시 손해배상 약정을 맺었다. 결국 공금 14억4천만원을 김 변호사에게 지급,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99년 4월 J종금 회장 김모씨(45.지명수배)가 7백만달러 상당의 해외 전환사채(CB)를 말레이시아 페이퍼컴퍼니가 인수한 것처럼 허위 공시한 뒤 CB를 주식으로 전환, 거액의 시세 차익을 챙긴 혐의에 대해 지난 3월 공범 여부를 조사받았다. 하지만 당시 김 회장의 해외도피로 수사가 더 이상 진척되지 않았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 [ 김진호씨 누구인가 ] 김진호씨는 30세였던 지난 97년 다음커뮤니케이션 새롬기술 등과 함께 닷컴기업을 대표하는 골드뱅크 커뮤니케이션즈(통칭 골드뱅크)를 설립, 벤처 열풍을 몰고 왔던 장본인이다. 골드뱅크는 '광고를 보면 돈을 준다'는 획기적인 인터넷 사업 모델로 화제가 됐다. 김씨는 외환위기 이후 증시가 폭등하는 과정에서 골드뱅크의 주가 상승으로 큰 부를 축적했다. 하지만 성공의 기반이 됐던 증시가 곤두박질치자 몰락하기 시작했고 주가조작설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결국 2000년 3월 미국계 릴츠펀드의 적대적 M&A(기업인수합병)에 밀려 회사를 빼앗겼다. 이후 김씨는 재기를 노리고 일본으로 건너가 엠스테이션닷컴을 창업, 한때 골드뱅크 사장 복귀설까지 나돌았지만 개인비리로 꿈을 접게 됐다. 김씨가 회사를 떠난 뒤 골드뱅크는 지난해말 고려아연이 대주주로 부상하면서 주력업종을 통신유통업으로 바꾸는 등 완전히 다른 회사로 탈바꿈했다. 회사명도 코리아텐더로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