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13일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07학년도까지 출신지역별로 일정수의 학생을 의무적으로 뽑도록 하는 '지역할당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험생 학부모 일선학교 교육당국 간에 경쟁입시 원칙 위배 및 서울지역 역차별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학내 의견조정이 선행돼야겠지만 지역할당제와 같은 다양한 입시전형을 총장 임기를 마치기 전까지 실시할 것"이라며 "현재 이와 관련된 연구용역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지역할당제가 실시될 경우 예를 들어 전국의 각 군에서 1∼2명씩 입학시킨다고 해도 2백∼3백여명밖에 되지않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총장은 유색인종 등 사회적 약자에게 일정한 우대조치를 취하고 있는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등 미국 명문대학들의 입시제도를 예로 들면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서울대로 입학해 서로 생각을 나눌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바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총장은 그러나 "지역할당제는 현재 구상중인 여러가지 입시전형의 일부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정 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앞으로 서울대가 입시전형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총장은 지난달 23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입시에 쿼터제를 도입할 수 있고 지역인구비례로 쿼터를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가 지역할당제를 도입할 경우 교육환경이 떨어지는 지방 학생들의 입학가능성은 높아지지만 서울 등 대도시의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도 있어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찬성론자들은 "지역할당제가 도입되면 강남을 중심으로 한 서울의 인구집중과 부동산가격 상승 등 각종 폐단이 줄어들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서울 등 대도시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자녀들은 오히려 지역할당제로 인해 역차별을 받을 수 있고 공정한 자유경쟁을 훼손, 위헌 소지까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