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텍사스주 크로포드 개인 목장에서 자동차로 30분이면 닿는 웨이코의 베일러 대학. 1백50여년 전 침례교도들이 세운 이 대학에서 설립 이래 가장 큰 행사인 '대통령 경제포럼'이 13일 열렸다. 부시 대통령과 경제각료 전원,기업의 최고경영자,소액투자자,교수 및 경영학도는 물론 간호사 트럭운전사 등 2백50여명이 참석했다. 이보다 더 많은 수의 취재기자들이 몰렸다. 웨이코에 하나밖에 없는 작은 공항은 CEO들이 타고 온 30여대의 전용비행기로 모처럼 붐볐다. 포럼의 목적은 국민들에게 미국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는 한편,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전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오전 9시부터 시작된 포럼이 8개의 분과회의를 거쳐 전체 회의로 이어지는 동안 과연 백악관이 의도했던 취지가 달성될 지 의문이 들었다. 부시 대통령이 '미국경제는 건강하고 미래도 밝다'는 판에 박힌 주장을 되풀이해서만은 아니었다. 전체 회의 말미에 마이크를 잡은 부시 대통령이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방향이 크게 빗나갔기 때문이다. "무역을 많이 할수록 소득이 높아집니다.미국은 제조업이나 첨단산업 그 어느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수준에 있는 만큼 무역을 많이 해야 합니다.그럴수록 미 국민들은 잘 살게 됩니다." 자유무역 취지를 찬양한 것 까지는 좋았지만 교역상대국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지나치게 '편향적'이었다. 야당인 민주당은 포럼 참석자들이 대부분 '부시 찬양론'에 앞장서는 공화당원 일색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터였다. 실제 포럼에 참석한 CEO들 중 찰스스왑증권사의 찰스 스왑 회장이나,시스코시스템스의 존 챔버스 회장 등은 공화당에 연간 30만∼40만달러의 정치자금을 기부하면서 민주당에는 한푼도 안내거나 인색한 사람들이다. 참석자의 면면이나 부시의 연설 내용 모두 경제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의 마음을 붙잡기에는 한쪽으로 너무 기운 행사였다. 웨이코(텍사스주)=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