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용악 LG전자 부회장(62)은 지난 96년부터 LG전자 중국지주회사 대표를 맡고 있으며 2001년에는 현지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영업담당 수장을 오래 지냈고 중국으로 떠난 95년에 맡고 있던 직책도 수출과 국내 영업 총괄 담당이었던만큼 판매 현장을 꿰뚫고 있는 야전사령관으로 통한다. 노 부회장이 중국 시장에 대해 늘 하는 얘기가 있다. "중국의 잠재력은 공포에 가깝고 한마디로 말하면 매일 올림픽 경기가 열리고 있고 거기서 메달 경쟁을 하는 것과 같다"는 것. 그는 "중국이 손 대면 안 되는 사업이 없고 머지않아 중국에 밀려서 세계 시장에서 밀려나는 나라와 기업들이 많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사실 지난 7년간 LG전자는 그의 리더십 아래서 탄탄한 성장 가도를 달렸다. 99년 12억달러이던 매출이 연평균 49%씩 불어나 올해는 40억달러를 바라보고있다. 브랜드 인지도(비보조)는 99년 11.1%에서 지난해 21%로 높아져 가전사중 6위를 기록했다. 증가 추세인 1위 하이얼의 인지도 49%와는 차이를 좁히기 버겁지만 하락 추세인 2위 마쓰시타나 변함 없는 3위 소니(36%)와는 간격을 좁혀가고 있다. 임직원은 1만5천명으로 늘었고 현재 중국 내 전 법인이 흑자를 내고 있다. 특히 톈진공장과 창사공장은 한국업체의 중국 진출 성공 사례로 꼽히는 곳이다. 95년 도입한 VCD가 초기엔 성공을 거뒀지만 현지 업체의 가격공세에 밀려 결국 사업을 접었던 실패 사례는 반면교사로 삼았다. 노 부회장은 "가격 경쟁을 극복할 수 있을만큼 차별화된 제품을 제때 출시하지 못했다"고 당시의 교훈을 말한다. LG전자는 이후 원가의 경쟁우위와 제품 품질을 동시에 만족시키겠다는 욕심을 갖고 "일본보다 나은 품질,중국보다 낮은 가격"을 전략으로 추진했다. 이와 동시에 중국 소비자가 LG를 배척하지 않도록 현지 기업 이미지를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불우이웃돕기나 스포츠 문화행사등을 나서서 추진하고 낙후한 학교와 시골 부락의 현대화 사업에 참가해 "LG소학교","LG촌"까지 생겨났다. LG전자의 목표는 올해 현지 가전시장에서 5위,2005년에는 4위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2005년 매출 목표는 80억달러. 현재 중국에서 주력하는 사업은 백색가전이지만 TV DVD CD-ROM PDP LCD 사업을 확대해 사업구조를 고도화시킬 계획이다. 특히 정보통신 사업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노 부회장은 "CDMA시장은 거의 무한대이고 경쟁력만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의 전략 키워드는 현지화.앞서 현지 R&D센터를 설립했고 7개 영업지점중 3곳 사장을 현지인으로 임명해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톈진 난징 타이저우 천황두에서 백색가전사업,하이저우 선양 상하이 난징에선 디지털미디어,광저우와 산둥에서 정보통신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베이징 영업본부 외에 7개 영업 지점을 두고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