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25년 동안 백인이 장악해 온 미국변호사협회(ABA) 회장에 최초로 흑인이 선출됐다. 변호사협회는 13일 연차총회를 열고 내년 8월부터 1년 임기가 시작되는 차기회장에 미시간주 대법원 판사와 디트로이트 시장을 지낸 데니스 아처(60)를 선출했다. 아처 회장은 알프레드 칼톤 회장의 뒤를 이어 총 40만8천명의 회원을 이끌게 된다. 아처 회장은 "오늘 새로운 장이 시작됐다"며 백인이 주도해 온 협회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ABA는 1878년 협회 설립 이후 1943년까지 흑인의 가입을 거부해 왔으나 86년에야 소수인종과 여성의 '완전하고도 평등한 참여'를 위해 흑인 회원 가입을 허용했다. 그러나 ABA내 흑인 회원은 아직 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흑인 변호사들은 협회 가입을 거절당하자 1925년 전미변호사협회(NBA)를 설립했으며 아처는 83년 이 협회의 회장을 맡기도 했다. 아칸소주 항소법원의 한 흑인 판사는 "변호사협회장에 흑인이 선출되는데 너무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이같은 일이 계속 이어져 법률회사와 법대의 문호도 개방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