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와 포스코가 조선용 후판가격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포스코가 t당 2만원 올렸던 후판 내수판매 가격을 인하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조선업체의 원자재 구매담당 관계자는 "발주량은 줄어들고 선가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하락까지 겹쳤다"며 "조선업계의 원가부담을 덜 수 있도록 포스코가 후판가격을 다시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에 대해 "조선업체들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입 후판보다 t당 20달러 정도 낮은 가격에 포스코 제품을 사갔다"며 "환율안정이나 선가회복 전망을 외면한 채 단기적인 후판가격 인상만 지나치게 부각시키는 것은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조선 3사에 연간 1백50만t 정도의 후판을 공급하는 포스코는 국제 철강가격이 회복됨에 따라 지난 4월 공급가격을 t당 36만원에서 38만원으로 올렸다. 후판이 조선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20%에 달한다. 이런 사정 때문에 조선업계는 포스코의 공급가격 인하를 줄기차게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일본산 후판 수입물량이 급증추세를 보여 또 다른 후판업체인 동국제강이 긴장하고 있다. 일본산 후판물량은 지난해 69만t 수입됐으나 올들어선 상반기에만 40만t이나 들어온데다 저가로 유입되고 있어 동국제강은 반덤핑 제소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