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 인수를 사실상 굳히게 된 한화그룹은 이를 계기로 사업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제2창업' 시대를 열게 될 전망이다. 한화는 대한생명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계약을 조만간 체결한 뒤 실사와 정산작업 등을 걸쳐 10월말께 최종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자산 24조원 규모의 대생을 인수하면 한화는 총자산이 35조원에 달해 재계 자산순위가 16위에서 6위로 껑충 뛰어오른다. 한화는 이같은 위상변화를 감안해 오는 10월9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CI(기업이미지) 개편을 검토중이다. 여기에는 그룹명과 로고 등의 전면 개혁도 포함된다. 사업구조가 기존 화약·화학 정보통신에서 금융·레저·유통으로 중심축이 바뀌기 때문이다.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사업 구조가 바뀌는 만큼 모기업인 '화약'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이름을 지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화측은 대한생명에 대해 "당분간 보험업만을 하게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증권 투신운용 파이낸스 등 기존 금융계열사와 묶어 투자은행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생 인수 컨소시엄의 해외파트너인 일본 오릭스 등의 선진 금융기법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유통·레저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한화역사(주)는 서울역 민자역사를 내년 6월까지 완공할 예정이며 최근엔 청량리 민자역사 인가권도 획득했다. 청량리 역사는 1만7천3백79평의 부지에 지하 4층,지상 10층,연면적 6만1천2백34평 규모로 건축되며 내부에 대형 복합 쇼핑센터를 갖추게 된다. 한화국토개발은 경기 가평에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10월중 시범개장하고 내년초부터 본격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또 제주시 봉개지역에 대규모 휴양지 건설을 추진,4백실 규모의 콘도와 9홀 규모의 퍼블릭골프장,제주도 전설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 등의 건립을 추진중이다. 이에 따라 한화는 콘도 4천2백92실과 골프장 72홀을 운영하는 레저업계 1위 업체로서의 위상을 굳히게 된다. 한화는 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자산매각 등의 구조조정작업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한화 소유의 경기도 시흥 군자매립지 1백47만평을 미국 부동산회사인 ICC에 5억달러에 매각키로 한데 이어 인천공장 부지(72만3천평)도 매각을 추진중이다. 서울 장교동 그룹 본사사옥은 자산유동화회사인 코크렙CR리츠에 1천3백57억원에 팔았다. 한화 관계자는 "현재 1조원대의 현금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대생 인수 등 신규사업 투자여력은 충분한 상태"라며 "제2창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