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6일자) 반기순익 사상최대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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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결산 상장·등록법인들이 올해 상반기중 사상최대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한다.
상장사들은 순이익이 전년동기보다 1백56.7%가 늘어난 것을 비롯 전 업종이 흑자를 기록했고,코스닥기업도 지난해 연간실적보다 많은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상반기 수익호전은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경기회복세,특히 내수경기의 호황과 반도체 가격의 상승 등 외부여건 개선에 힘입은 바 크다고 보지만 기업들의 구조조정 노력과 수익 위주의 보수적 경영을 통한 기업 내실화의 성과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한 일이다.
특히 상장사의 부채비율이 1백13%로,코스닥일반기업도 1백28.8%로 낮아지는 등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빠른 속도로 건실해지고 있는 점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그러나 사상최대 수익실현의 내용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겉으로 나타난 화려한 실적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어렵다.
우선 상장사의 매출액증가율(0.69%)이 1%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내수는 좋았지만 상반기의 수출이 전년 동기 실적을 밑돌았던 것이 그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성장잠재력의 약화를 의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일이고,지금의 내수호황이 위축되면 언제든지 기업수익이 악화될 여지가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순이익이 사상최대라지만 일부 대형 우량기업들의 실적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짚어볼 문제다.
삼성전자 한전 KT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 이른바 빅5가 낸 순이익이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6%로 절대적이다.
원화강세로 외채상환부담이 줄어들어 나타난 이익이 2조7천억원이나 반영된 것도 경쟁력 향상을 통한 이익실현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사상최대의 순이익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목도 없지 않다.
더구나 상반기 실적호전을 그대로 평가한다 하더라도 최근의 경제여건을 보면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상반기 가운데에서도 2분기의 순이익이 1분기에 비해 상장사는 29%,코스닥기업은 50%가 줄었다는 점을 보면 경기하강에 대비한 경영전략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수익위주의 내실경영도 강화돼야 하겠지만 지속적인 성장기반 구축을 위한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