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호텔 항공사 등이 '금요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기업과 은행권을 중심으로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금요일 오후부터 휴식을 취하는 레저파 소비 계층을 붙잡기 위해 신상품과 고객 잡기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주5일 특수'의 최고 수혜처로 꼽히는 호텔,콘도 등 숙박 업계는 가족단위 고객을 주요 타깃층으로 잡고 다양한 주말 패키지 상품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 업계는 일찌감치 주5일 근무제 확산을 염두에 두고 신작 개봉일을 주말에서 금요일로 옮겼다. 항공사도 동남아시아 노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운항 스케줄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 ◆신작 영화 개봉은 금요일에='금요 마케팅'에 성공한 가장 대표적인 업종은 바로 영화다. 업계에서 정설처럼 내려져온 주말 신작 개봉은 이미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금요일 개봉을 방침으로 세운 메가박스를 시작으로 현재는 CGV 등 대부분 영화관들이 블록 버스터를 비롯한 신작 영화를 금요일에 개봉하고 있다. 금요일 오후 2시부터 9시까지의 영화 관람료를 1천원 더 올려 받는 마케팅 기법도 업계에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메가박스 마케팅팀의 하두선 주임은 "일부 대기업들이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한 지난해부터 금요일 관람객을 잡으려는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현재는 주말이나 금요일 입장 관람객 수가 거의 차이나지 않을 만큼 금요일 시장이 커졌다"고 말했다. ◆운항 스케줄 금요일 저녁에 맞춰=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주5일 근무제가 모든 업종에 적용되면 현재 운영 중인 괌,사이판 노선이 가장 붐빌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주5일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되면 동남아 노선의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일부 노선은 금요일 저녁에 출발할 수 있도록 오는 10월 말께 비행기 운항 스케줄을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도 주말 동남아 노선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이들의 양복 등 외투를 보관해 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주말 동남아 여행 코스는 월요일 새벽에 한국으로 돌아오게 돼 있어 곧바로 출근해야 하는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외투 보관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도 금요 마케팅=호텔 업계도 주말 고객을 잡기 위해서는 금요일을 공략해야 한다고 판단해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준비 중이다. 그랜드힐튼호텔은 겨울철 숙박은 물론 스키까지 탈 수 있는 스키 패키지 등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 호텔 관계자는 "주말 패키지의 성패는 금요일을 포함해 주말 프로그램을 얼마나 알차게 꾸미느냐에 달려 있다"며 "특히 가족단위 고객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호텔 안에 어린이 대상 놀이방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하얏트호텔은 다음달 1일부터 금·토·일요일 3일간 호텔에 머무르면서 피트니스센터에서 아쿠아로빅 요가 등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격은 기존 패키지 상품보다 낮은 20만원(1박) 미만에 정할 예정이다. 박경서 하얏트호텔 홍보계장은"주5일제에 대비해 가격을 조금 낮춘 다양한 주말 패키지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성원·이정호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