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여름감기'] 설사때 굶으면 악화...죽으로 영양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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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에 사는 주부 이모씨(32)는 며칠전 두살난 아들 승현이가 밤새 열이 40도까지 오르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입맛도 없어졌는지 우유나 이유식을 거의 입에 대지 않아 더욱 걱정됐다.
인근 병원에 찾아가 해열제와 항생제를 먹이자 열이 내리면서 입맛도 돌아오기 시작했다.
집중 호우와 이상저온 등 변덕스던 날씨가 이어지면서 감기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서울 주요 병원들에 따르면 소아과를 찾는 "여름감기"환자들이 예년에 비해 20~40%늘어났다.
기온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고 바이러스 저항력이 약한 아이들은 감기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원인 및 특징=여름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아데노 로타 엔터레 등 2백종류 이상.이중 코감기를 일으키는 리노 바이러스가 전체 감기의 30%를 차지한다.
생후 6개월에서 2세까지의 유아는 가족들이 밖에서 묻혀 들여온 바이러스로 인해 많이 걸린다.
바이러스가 묻은 손으로 무심코 코나 입을 만질 경우 전염되기 쉽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도 여름감기를 유발시키는 한 원인.에어컨을 켰을 때 냉기는 밑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차가운 공기에 노출된다.
찬바람을 많이 쐬면 아이의 체온이 떨어지고 호흡기 내에서 불순물을 걸러내는 섬모기능이 저하돼 감기에 걸리기 쉽다.
여름 감기의 특징은 기침이나 가래 등 호흡기 증상보다 배탈 설사 구토 등 소화기 증상을 동반한다는 것.
몸이 오슬오슬 떨리면서 하루에 세 차례 이상 설사를 하거나 식사 전후 구토감을 느낀다.
식중독이나 이질에서 나타나는 혈변이나 심한 복통은 없다.
◆증상별 대처요령=5세 미만의 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감기증상이 나타날 경우 가능한 한 빨리 병원에 데려가는 것이 좋다.
아이의 열을 내리기 위해서는 해열제를 먹이고 수건을 미지근한 물로 적셔 온몸을 마사지하듯 닦아주는 것이 좋다.
발열로 인해 탈수현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보리차 등을 충분히 먹인다.
목이 아플 경우 찬 음식을 먹으면 통증을 줄일 수 있지만 열이 높다면 설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소금물로 입을 자주 헹구고 수분을 많이 섭취하면 보통 1주일 이내에 회복된다.
야채 수프나 우유 미음 죽 등 먹기 쉬운 음식으로 충분히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해준다.
콧물은 코에 들어간 세균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일종의 자가치료 작용이다.
콧물이 난다고 코를 세게 풀거나 약을 복용해 마르게 하면 코의 점막에 자극이 심해지고 건조해져 세균에 노출되기 쉽다.
가장 신경써야 할 증상은 설사.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는 데다 설사까지 겹치면 탈수와 전해질 손실로 감기가 악화될 수 있다.
설사가 난다고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은 위험하다.
영양결핍으로 손상된 장 점막의 회복이 더뎌지기 때문이다.
기름진 음식이나 유제품을 피하고 미음이나 죽을 먹인다.
◆예방=가급적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아이를 데리고 가지 않는 게 좋다.
외출했다가 돌아오면 항상 얼굴과 손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냉방으로 인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실내와 실외의 온도차가 5도를 넘지 않도록 하고 틈틈이 환기를 해야 한다.
제철에 나는 과일을 자주 먹는 것도 효과적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