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의 실향민 강태원 옹(83)이 현금 2백억원과 70억원 상당의 부동산 등 총 2백70여억원의 전재산을 KBS에 기탁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강 옹은 16일 KBS에서 박권상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증식을 갖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전재산을 기탁했다. 그는 지난해 사회복지시설 꽃동네에 1백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증하기도 했다. 강 옹은 불우이웃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인 KBS 1TV '사랑의 리퀘스트'를 시청하면서 감동을 받아 KBS에 기부금을 기탁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강 옹은 광복 후 고향 평양에서 21세 때 단신 월남한 뒤 포목상 및 운수사업(동원여객)을 해왔으며,특히 강남 압구정동 등지에 구입한 땅값이 크게 오르면서 큰돈을 모았다. "안 쓰고 안 먹고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또 신용을 지키면서 몸이 건강하면 돈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돈버는 비결'을 소개한 그는 평소 "자식교육을 위해서는 한 푼도 물려주지 않아야 한다"는 선친의 말을 새겨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슬하에 1남4녀를 둔 그는 "교육과 결혼 비용 등 자식을 위해 최소한의 비용만 책임지고 나머지는 (자식들이)알아서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현재 폐섬유증을 앓고 있어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요양 중인 강 옹은 "앞으로 돈 있는 사람들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KBS는 이 기금으로 KBS내 복지 문화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며 '사랑의 리퀘스트'에 '강태원 후원금' 수혜자 고정코너를 개발해 방송할 예정이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