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여행이 유행이다. 자연을 직접 체험하고 공부할 수 있는 생태여행은 자녀들과 떠나기엔 안성맞춤 관광아이템이다. 종류도 다양해서 염전, 사막, 늪 등 우리땅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목적지가 개발중이고 그중 갯벌 여행은 바다와 함께 해서 더욱 즐겁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심한 서해안은 최고의 갯벌여행지이다. 오랜 시간 바다를 따라 흐르던 미세한 입자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갯벌은 다양한 미네랄과 영양분을 가진 환경의 보고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높이도 점점 높아져 지구의 육지를 넓히기도 한다. 따라서 갯벌에는 그 영양분을 공급받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 갯벌을 살아 숨쉬게 하는 일등공신인 갯지렁이 종류를 비롯해 칠게, 콩게, 밤게, 길게, 민챙이, 서해비단고둥, 조개, 맛 등이 바로 그것. 물론 쉽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 그러나 물 빠진 후 만나는 갯벌에서 발견하는 작은 구멍들마다 게나 조개들이 살고 있다. 동글동글하게 말아진 흙덩이들은 게들이 살고있다는 흔적이다. 가만히 앉아 숨소리를 죽이면 게들이 밖으로 눈을 내밀어 정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갯벌 사이로 흐르고 있는 바닷물 안에는 미쳐 물을 따라 나가지 못한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고둥이 물을 찾아 열심히 옮겨다닌다. 이렇듯 물 빠진 뒤의 바다는 자연그대로를 학습할 수 있는 천혜의 생태학습장이다. 특히, 강화도 남서해안에 자리한 갯벌은 세계 5대 갯벌로 손꼽힐 만큼 대규모이다. 그 안에는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8m-11m 까지 그 차이를 보이는 밀물과 썰물의 조화에 한강을 중심으로 유입된 토사가 쌓여 드넓은 갯벌을 펼치고 있다. 초지리에서 장화리까지의 갯벌은 길고 넓어 갯벌 체험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래서 이 일대 갯벌 1억 3천600만평은 천연기념물 제419호로 등재되어있다. 갯벌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는 것은 세계 어디에서도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일이다. 갯벌을 이용한 상품화도 추진되고 있다. 충남 대천에서는 벌써부터 갯벌의 영양분과 부드러운 토질을 이용한 머드마사지나 머드비누, 머드 크렌징, 머드 팩과 같은 미용상품들을 개발해 지역의 홍보상품으로 내놓았다. 머드로 잘 알려진 사해머드에 뒤지지 않는 성분함량을 자랑한다. 갯벌이 지금 이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게 되기까지엔 환경운동가들의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갯벌을 메워 간척지로 만드는 일들을 보류하고 자연생태계를 보존하고자 하는 그들의 노력이 갯벌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갯벌에는 작은 바다 생물들만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을 먹이 삼아 찾아 온 갈매기와 저어새, 그리고 간혹 운이 좋으면 백로도 볼 수 있다. 가을이 깊어지면 탐조여행도 가능하다. 서해안의 멋진 낙조와 함께 갯벌 여행을 만끽할 수 있어 가족동반 나들이 코스로서도 그만이다. 글 : 한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