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은 기업의 혁신성을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체 평가기준을 마련했다. 이 혁신성 평가표는 기술혁신기업 선정과 벤처기업의 건전성 평가 등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른바 이노비즈 평가지표라고 불리는 이 매뉴얼은 기업체평가 부문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지금까지 기업체를 평가하는 기준은 은행에서 돈을 빌린 뒤 얼마나 잘 갚을 것인가를 평가하는 쪽에 무게를 뒀으나 이번에 새로 개발한 지표는 앞으로 기업이 얼마나 경쟁력이 높은 업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의 평가표가 매출규모 등 재무제표에 너무 의존해온 점을 개선, 기업 내부의 기술과 경영 혁신성에 중점을 뒀다. 이 평가표는 한국의 중소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지난 3년간 국내 전문가들이 중소기업 현장에서 검증된 기준을 지표로 개발한 것이다. 이석영 중기청장은 "앞으로 선진국형 중소기업으로 급성장하기 위해선 이 평가표에 맞는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모든 기업평가표는 전문가나 외부기관에서 평가해 왔지만 이 평가는 자기기업의 점수를 스스로 매기는 점이 특색이다. 이 매뉴얼은 '심판이 없이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는 점에서 '골프식 평점'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자기 스스로 점수를 매기게 한 것은 기업의 혁신능력은 자체적으로 의욕이 솟아올라야 한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이번에 제정된 혁신기업 평가지표는 4개 항목에 각각 2백50점씩 배점해 총 1천점을 만점으로 평가한다. 기술혁신능력 평가에선 연구개발(R&D) 투자비율이 높아야 한다. 이 R&D 비용엔 관련 인건비를 비롯 교육훈련비 재료비 기술도입비 정보비 외부지원연구비 등도 포함된다. 기술부문에 너무 치중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전체점수의 4분의 1인 2백50점을 경영능력 평가에 배점했다. 여기서는 경영자의 리더십과 혁신의욕이 평가된다. 사내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지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사인오프(sign-off)제를 실시하는 기업에 대해선 높은 점수를 준다. 혁신적인 환경이 조성돼 있으면 역시 좋은 점수를 받는다. 구체적인 혁신적 환경으로는 개발조직이 프로젝트팀으로 구성돼 있는가, 자율출퇴근제를 실시하는가, 상사에게 자유롭게 건의하는가, 회의는 브레인스토밍 방식인가, 해외연수를 실시하는가 등이 평가점수에 들어간다. 신기술 개발동향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도 점수에 들어간다. 이번 평가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솔직하게 표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과장되게 자기 점수를 높게 평가한 기업은 나중에 현장진단에서 오히려 감점을 받을 수도 있다. 현재 50인 미만 제조업체 50인 이상 제조업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등 3개분야 평가표가 개발돼 있다. (042)481-4449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