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완 < 프랑스 관광성 소장 > 보르도와 생트밀리옹은 '와인의 나라'라고 표현되는 프랑스에서도 대표적인 와인산지이다. 특히, 생트밀리옹은 마을 사람들 전체가 와인산업에 종사할 만큼 와인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와인의 생산과 제조, 판매가 그들의 주수입원이고, 설사 와인 산업에 종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한 서비스업종에 종사하고 있어서 결국은 와인이라는 커다란 카테고리 안에 온 마을 사람들이 단단히 묶여져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이 마을 사람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와인에 관한 것을 체계적으로 배운다. 또, 시의회보다도 와인조합의 영향력이 더 막강하고 오래전부터 포도밭을 소유해온 지주들의 입김도 거세다. 이는 각 포도밭에서 생산된 와인의 등급을 결정하는 권한이 와인조합에 있는데서 비롯된다. 등급에 따라 그 해의 총수입이 결정되기 때문. 그래서 해마다 수확철이 되면 이 조용한 마을에도 치열한 로비전이 펼쳐진다. 와인사업에 종사함을 천직으로 알고 하늘이 주는 빛과 땅의 고마움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들, 생트밀리옹 주민들은 단순 농산물에 지나지 않는 포도를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킬 줄 아는 지혜를 가졌다. 프랑스로 떠나는 와인기행은 그래서 단순히 와인을 보고 맛보는 것을 넘어서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와인을 활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훌륭한 여행상품이 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