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버너를 국산화해 수입대체를 이룬데 이어 수출에도 나선 당찬 여성CEO가 있다. 연세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후 12년간 세브란스 병원에 근무한 이색 경력의 케너텍 정복임 사장(47). 정 사장은 지난 1989년 3월 병원일을 접었다. 자신의 삶에 변화를 주고 싶어서였다. 정 사장은 에너지.환경기술 분야에 승부를 걸기로 했다. 포항의 연소기기 전문업체에서 혹독한 수업을 받은 후 97년 9월 에너지 절감 전문 설비업체인 케너텍을 차렸다. 남자도 하기 힘든 사업이라며 주변의 반대가 심했지만 남성 못지 않은 두둑한 배포가 오히려 성공의 비결이 됐다. 케너텍은 창립 3년여 만에 연소폐열을 회수해 섭씨 1천도 이상의 고온을 내는 공업용 가열로를 개발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이 덕분에 세계 6위 제철소인 인도 ISPAT사에 50만달러어치의 용광로용 버너를 수출하는 길을 열었다. 또 국내 최초로 아파트 단지에 LNG천연가스를 연료로 난방과 전기를 공급하는 소형 청정 열병합발전 설비사업(CES)도 시작했다. 지난 2년간 대전 계룡대 군인아파트와 인천 만수4단지 등 전국 10개 아파트 단지의 에스코(에너지절약)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정 사장은 이를 기반으로 올림픽을 앞두고 환경오염의 주범인 저효율 에너지 설비를 대거 교체할 거대 중국시장에 뛰어들 준비도 끝냈다. 정 사장은 "이미 포스코에 설치된 연소용 수입버너를 고효율 저공해 축열식 연소시스템으로 국산화하는 업체로 선정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올 매출은 전년의 두배인 2백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054)261-8040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