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정들었던 교단에서는 물러나지만 의사로서 할 일은 아직도 많습니다." 대통령 주치의 허갑범 연세대 의대 교수(내과·65)가 오는 31일 정년퇴임,학교를 떠난다. 그러나 허 교수는 감회를 묻는 질문에 "지난 세월보다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은데…"라며 오히려 강한 의욕을 보였다. 허 교수는 "퇴임하더라도 명예교수로서 학교와의 인연은 계속될 것"이라며 "개인병원을 개업해 계속 일할 생각이고 장차 성인병 치료를 위한 당뇨병·비만연구소도 세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68년 연대 의대를 졸업하고 군의관을 거쳐 84년부터 연대 의대 교수로 재직해 온 허 교수는 그동안 대한당뇨병학회장,세브란스병원 당뇨병센터소장 등을 지냈고 현재 한국성인병예방협회장을 맡고 있는 성인병 분야의 전문가로 98년 3월 김대중 대통령의 주치로 임명돼 지금까지 김 대통령의 건강을 가까이에서 돌봐왔다. 그는 "지난 90년 가을 평민당 총재시절 단식투쟁으로 건강을 해친 김 대통령을 직접 치료한 것이 인연이 돼 주치의에 임명됐다"며 "정년퇴임한 이후에도 주치의를 계속 맡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대통령의 건강상태에 대해 "최근 위장장애와 폐렴으로 다소 고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완치됐다"고 허 교수는 설명했다. 허 교수는 20일 오후 4시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열리는 정년퇴임 심포지엄에서 '한국인의 인슐린 저항성'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